[데스크시감]영화는 꿈이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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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영화는 꿈이요, 현실이다

  • 승인 2004-08-27 00:00
  • 박기성 교육문화부장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빌 클린턴은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장편영화는 물론 만화영화, 연속극, 뉴스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던 당시의 영화관을 어린 클린턴은 입장료 5센트와 코카콜라 값 5센트를 들고 2주일에 한번 꼴로 찾았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도 영화관에서 처음 접했다.
클린턴은 서부영화를 유난히 좋아했으며 게리 쿠퍼 주연의 ‘하이 눈’은 그가 아칸소 주의 작은 도시 호프에 살던 당시에만 여섯 번을 봤으며 그 후에도 열 번 이상 봤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하이 눈’을 지목했다. ‘하이 눈’은 악당에 맞서 싸우는 영웅적 보안관을 그린 정통 서부영화다. 클린턴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게리 쿠퍼가 두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자세 때문이다.

클린턴은 처음 ‘하이 눈’을 본 후 뭔가 중대한 결심을 하거나 커다란 사건과 맞 부딪힐 때마다 패배를 응시하던 게리쿠퍼의 눈을 떠올리곤 했다는 것이다. 두려움을 이기고 자신의 의무를 완수하려는 게리 쿠퍼의 모습을 그리며 빌 클린턴은 마음을 가다듬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클린턴의 가슴에 새겨진 영화 속의 영웅적인 모습은 훗날 자신의 삶에 하나의 지표가 돼 버린 셈이다.

이처럼 영화는 꿈이며 현실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 가슴마다 감동적인 영화, 잊지 못하고 오래오래 곱씹는 영화 한 편씩은 간직 돼 있기 마련이다.

최근 대전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대전영화제’가 준비 부실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객석 점유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니 관객이 많을리 만무하다.
본래 영화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 가슴에 꿈이요 현실로 남아있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 단체마다 그럴싸한 영화제를 이끌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1996년 처음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지난해 관객만 16만5000명, 객석 점유율 83%에 달했다. (사)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는 정부의 지원금 10억원과 부산시 지원금 10억원 및 각 스폰서 지원금 등으로 영화제 개최를 통해 지역의 영상, 음향, 극장 등 영화 관련 산업의 발전을 꾀함은 물론 영화의 대중화, 영화인 발굴, 한국영화의 세계화 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지로부터 몰려오는 관광수입 등 일정기간동안 반짝하는 문화산업의 한 축을 이룬다는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 마다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이유를 짐작케 하고 있다.

그만큼 영화와 영화제는 문화마케팅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화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화마케팅을 통해 대중 유입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요소가 다른 분야보다 많다.
대전시 문화예술 관계자들에게 부탁 한마디 하고자 한다. 이미 삼천포로 빠져버린 ‘대전영화제’를 ‘나 몰라라’ 하지 말고 대전의 희망이 담긴 문화산업으로 키워보라고 말이다.

그래야 미래의 클린턴도, 게리 쿠퍼도, 빌게이츠도 정말 그럴싸한 대전영화제를 지켜보며 꿈과 현실을 키워나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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