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카드대란’ 우려

카드업계-유통업계 수수료 분쟁 전면전 양상

비씨·KB카드 이어 삼성·LG도 인상키로 할인점 “가맹점 계약 해지도 불사” 강경


비씨카드와 이마트간에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율 분쟁이 KB카드와 이마트, 롯데마트로 확산된 데 이어 다시 카드업계와 유통업계 전체의 싸움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개별 유통업체와 물밑협상을 벌이던 삼성, LG카드 등이 협상이 깨짐에 따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 오는 9월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악의 경우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할인점 등에서 카드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추석 ‘카드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가 이마트 전점포를 대상으로 9월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대 로 일괄 인상한다는 방침을 통보한데 이어 KB카드도 현행 1.5%인 할인점 수수료를 8월말께 2.2%로 인상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 할인점 업체에 전달했다.

또 그동안 유통업체와 개별협상을 벌이던 LG카드 역시 지난주말 이마트와 홈플러스, 까르푸 등 주요 할인업체에 종전 1.5%에서 업체별로 2.2~2.5%로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발송, 가맹점 수수료 분쟁에 가세했다.

삼성카드도 9월부터 롯데마트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4%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앞다투어 할인점에 대한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하고, 앞으로 협상이 깨지는 다른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겠다는 강경방침인데다 유통업체들 역시 수수료 인상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고객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유통업체측에서는 고객들이 여러 장의 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특정카드의 결제를 거부해도 고객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 LG카드 등의 가세로 상황이 달라졌다.

비씨카드만 거부할 경우에는 회원들이 다른 카드로 대체하면 되지만 비씨, 삼성, LG, KB등 대형 카드사들이 모두 가세한 상황에서 이들 카드를 모두 거부하면 고객들이 카드이용에 심각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관계자는 “카드사가 먼저 수수료 원가를 먼저 산출한 뒤 수수료 인상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