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우주여행과 기술개발 현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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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우주여행과 기술개발 현상금

  • 승인 2004-08-17 00:00
  •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연구실장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지난 6월 21일에는 미국 모자브 공항에서 시험비행조종사 마이크 멜빌이 수많은 관중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세계 최초의 순수 민간인에 의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하였다.

‘스페이스십 원’이라 명명된 이 우주선은 ‘백기사’란 이름의 특수 비행기에 탑재되어 지상 1만2000m 상공까지 올라가, 고체 및 액체 하이브리드 추진 로켓에 의해 발사되어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면서 지상 100km에 도달하고, 대기권으로 재돌입한 후 활공하여 지상에 성공적으로 착륙하였다.

이 사건은 세계최초로 정부사업이 아닌 순수민간자본으로 민간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민간인에 의해 비행한 우주여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지난 8월 10일에는 스페이스 트랜스포트사(社)가 제작한 ‘루비콘 1호’ 무인 우주로켓이 워싱턴주 올림픽 내셔널파크 근처 태평양 해안에서 발사되었으나 실패한 바도 있었다. 길이가 7m, 지름이 96㎝인 루비콘 1호에는 사람이 타지는 않았으나 우주비행사 한명과 승객이 탄 상황을 가정해 인체모형 3개가 실린 채 발사됐다.

이 우주선들은 모두 백만장자인 ‘안사리家’가 거금을 기탁하고 그 외 여러 독지가의 성금을 합해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현상금을 건 ‘안사리 X-Prize’에 도전하기 위한 사전비행이다.

이 상은 세계 최초로 정부자금이 아닌 순수민간 자본으로 민간인에 의해 만들어져야 하고, 그 우주선으로 3명의 우주인이 지상 100km 이상의 우주공간을 여행하되, 귀환후 2주일 이내에 같은 우주선으로 다시 한번 우주여행에 성공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현재 이 상을 위해 앞서의 팀 외에도 ‘캐나디안 다빈치’ 팀 등 26개 팀이 도전장을 던져놓고 있다.

이 상을 제안한 디아망디스는 이 목표가 달성되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여행이 가능해져 막대한 우주여행시장이 창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상은 과거 린드버그가 장거리 항공수송시대를 열었던 성과에 비견되는 도전이다. 항공기의 역사는 1903년 라이트형제에 의한 최초의 동력비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비행시간은 단 12초, 비행거리는 36m에 불과했었다.

장거리 항공여행은 1905년 이후 크고 작은 100여개의 현상금에 의해 크게 자극받게 된다. 특히 ‘뉴욕과 파리간 5800여km의 대서양을 무착륙 비행하는 자에게 당시 2만5000달러라는 거금의 현상금이 주어지는 오르테이그상’이 제안되고, 이를 1927년 미국의 린드버그가 약 34시간의 무착륙 비행 끝에 수상함으로써, 장거리 항공여행의 시대를 개막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금에 자극받은 기술개발노력과 목숨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의해 현재 연간 3000억 달러가 넘는 항공우주산업 시장을 미국이 선점하게 되는 계기를 열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과학기술자의 열정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술개발 자금의 지원이 한데 어우러질 때 기술선진국, 나아가 미래의 시장을 선점하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간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과학자인 황우석 교수가 미국의 유수한 연구기관으로 부터 1조원이상의 연구비를 수반한 유치제안을 받은 바 있으나, 기술의 해외유출을 우려해 거부하였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다. 선진국은 미래의 시장개척을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 자금을 동원하여 전세계의 인재를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한국과학재단에서 ‘유망과학자를 위한 후원회’를 설립하였다고 한다. X-Prize의 ‘안사리家’와 같이 미래의 기술개발을 위해 거금의 현상금을 내거는 사회사업가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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