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에서는 간부급 남자사원들이 회사 소개서를 들고 접대전선에서 뛰고 있을 때 이 사원은 컴퓨터 앞에 앉아 조달청의 전자입찰시장인 ‘나라장터’(www.g2b.go.kr)에 들어가 자사 기술로 수주할 수 있는 공사를 찾아낸 것이다.
이처럼 전자입찰이 활발해지면서 공사분야에서도 접대로 공사를 따오기보다 사이버시장을 통한 수주가 유리해져 신입사원들도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의 목표는 절차의 투명성과 동등한 기회부여의 원칙을 지켜 열린정부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조달청은 ‘지우개에서 청사(廳舍)건물까지’ 정부와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물품을 사들이고 계약을 대행한다. 올해는 약 9조원의 물품을 사들이고 13조원의 시설발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액수가 크다 보니 한때 부정과 비리가 자주 발생해 좋지 못한 인상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구매시스템을 ‘전자조달 체제’로 바꿔 민원인 얼굴을 보지 않고도 발주·구매·자금집행이 이뤄질 정도로 투명해졌다.
조달청이 개발, 운영하고 있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G2B) ‘나라장터’는 전자입찰,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공공조달의 전자상거래가 정착되어 조달행정의 생산성은 물론 투명성 제고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3만여 공공기관과 10만여개의 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이 사이트를 통해서 물품 구입과 공사계약을 하고 있으며 국내입찰의 92%가 나라장터를 통한 전자입찰로 집행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일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홈페이지 중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인 나라장터는 연간 1900만명이 방문하고, 하루 평균 8만여명이 이 나라장터를 이용해서 공공조달을 위한 전자상거래를 한다.
우리나라는 전자입찰이 보편화된 지구촌 단 하나뿐인 나라다. 선진국들 중에서도 미국,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만 전자입찰을 부분시행 중이며 영국, 캐나다 등도 아직은 오프라인으로 입찰을 집행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 산하 일부기관만, 일본도 국토교통성 정도, 캐나다는 2005년 목표로 전자입찰(ESC)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정부 전자조달시스템은 지난해 행정개혁의 수범사례로서 UN으로부터 ‘공공서비스 혁신상’을 받은 이후, 최근 OECD ICCP(정보통신위원회)로부터 “더이상 조치가 필요없는 수준(no further action required)”이라는 찬사와 함께 “전자조달 활성화를 통해 민간에 IT활용 모범사례를 제공함으로써 민간 전자상거래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성과와 함께 첨단 IT기술적용의 사례를 높게 평가받았다.
이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IT기술력이다. 행정서비스가 디지털화를 선도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전자정부 추진의 속도를 늦춰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국가혁신프로그램이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이점을 살려 디지털 정부혁신 노하우를 해외수출 전략병기로 삼아 명실상부한 전자정부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