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避暑=고생=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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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避暑=고생=스트레스

  • 승인 2004-08-12 00:00
  • 김영관  대전시의회 부의장김영관 대전시의회 부의장
입추·말복이 지나 바야흐로 가을의 문턱을 노크하고 있으나 10년만에 찾아온 올 폭염의 심술은 아직도 여전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이 함께 무더위로 신음하면서 일본 니가타현의 만년설이 녹아 내리고 중국도 4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8일 현재 주말 피서객 최대 인파, 열대야 기승, 최대전력수요 5000만kw돌파, 익사사고 등의 뉴스가 연일 언론의 첫머리를 차지하는 현실을 접하면서, 우리의 피서(휴가, Vacance)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알뜰한 피서문화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몇년전 여름, 우연한 기회에 유럽연합이 위치해 있고 독일, 스위스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랑스의 고도(古都)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스트라스부르는 한여름 이상기온으로 예년에 비해 다소 무더웠으나 찾아간 숙소, 방문기관등에서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조차도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계절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 나라 국민들의 낙천적인 국민성과 검소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반면, 피서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한 프랑스인들은 여름휴가 시즌이 되면 가족단위로 가까운 교외로 나가 레저휴가를 즐기는 여유로움과, 철저한 준비로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더위를 피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요즈음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웰빙 피서법인 셈이다.

그러한 문화 가운데에는 가족단위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휴양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하는 전제(前提)는 있겠으나, 민족의 대이동과도 같은 우리의 피서 문화와 비교해 볼 때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반면, 우리나라 피서 문화의 현주소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분위기에 편승하여 가진자의 만용에 부화뇌동하고, 나라경제의 어려움이 무색하리만치 낭비를 일삼고, 피서의 기초질서를 망각한 나머지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물론, 음주·가무·바가지 요금의 추태는 여전하고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은 가중되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고 좀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재충전 할 기회로 삼아야 할 여름휴가가 고생과 스트레스로 얼룩진 추억만을 간직한 채 직장이나 생활터전에 복귀한다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를 곰곰이 반추(反芻)해 보아야 한다.

피서(Vacance)선진국인 프랑스 국민들과는 다소 의식과 문화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피서 본래의 의미대로 검소하면서도 가족의 화목은 물론, 휴식에 충실함으로써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내일을 기약하는 프랑스인들의 지혜가 부러울 뿐이다.

피서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내년에는 올 여름보다 변화된 성숙된 피서문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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