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벗삼아 ‘나홀로 800㎞’

  • 문화
  • 문화/출판

자연을 벗삼아 ‘나홀로 800㎞’

땅끝마을서 통일전망대까지 30일간의 국토 횡단기

  • 승인 2004-08-10 00:00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
(여자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본문중에서

혼자 국토를 사선으로 종주하고 세계 30여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면 대부분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저돌적인,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을 기죽게 하는 잘난 사람’이거나 ‘지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은 자신을 “어디 하나 잘난 구석이 없는 소심하고, 겁 많고, 사소한 일에만 비분강개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는 게으르고, 까탈스럽기만한 삼십대 여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김남희씨의 국토 횡단기.

30여개국을 돌며 각종 매체에 5년째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는 저자는 2001년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30일 동안 800㎞를 걸으며 쓴 글을 엮었다.

시골 분교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낯선 촌로들에게 말벗이 되기도 하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건너는 지렁이 한 마리에 눈길을 주고, 계곡 물위로 뛰어오르는 작은 물고기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의 여행은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숲길에서 만난 노루와 눈을 맞추고, 작은 달팽이한 마리에도 관심을 보이며 그들과 교감하려 애쓴다. 책에는 길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들에 대해 저자의 애정과 사색이 담겨있다.

총 2부로 나뉜 이 책은 1부 ‘길, 나의 위대한 학교’에서 저자의 우리 국토 종단기를 담았고, 2부 ‘가을 흙내음의 즐거움’은 우리 땅의 걷기 좋은 아름다운 흙길에 관한 기록으로 저자가 고른 ‘걷기 좋은 길 열 곳’을 소개한다.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얘기 때문인지 책장을 덮을 때쯤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자신을 만나볼수 있다.

김남희 저. 중앙 M&B. 318쪽. 1만1000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