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끌고 가시는 분께서 고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며, 또 한편으로는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며 한 말씀이다. 테러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데 나쁜 일을 하는 이들은 어떠한 희생이 있더라도 끝까지 쫓아가 응징한다는 것이 이 세상을 사는 사람으로서의 당연한 시민정신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깜빡 잊고 중요한 포인트를 건너 뛴 사실이 두 가지 있다 싶어 짚어본다.
먼저 하나는, 나와 상관이 없는 다른 이들의 싸움에까지도 개입해야 하겠느냐 하는 문제인데 여기에는 힘과 능력과 그리고 개입한 후의 전개될 상황까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 그것이겠다. 미국처럼, 생각이라도 자기네들이 세계의 평화를 짊어지고 있다면 그것도 가능하겠고, 그들은 이미 테러의 악순환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그러한 이론은 타당성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독자적으로 그럴 힘도 능력도 없으며, 설령 있다 하더라도 개입 후에 만일 (이건 만일이 아니리라 생각하지만) 관련 상대와의 불필요한 테러에 휘말리게 될 상황이 전개된다면 과연 이 일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그게 사실이라면 그러한 말과 결정을 만용이 아닌 용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둘째는 서로 주장이 달라 싸우는 상황에서, 약자 측이 달리 대항할 방도가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테러를 무기로 사용했다면 그 상황을 꼭 나쁘다, 또 국제법을 지켜라 하고 나무랄 수만 있겠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일제 치하에서 달리 대항할 방도가 없자 우국선열들이 그들을 향해 살상과 관련된 많은 투쟁을 하였다. 일제는 그 상황을 분명 테러라 하였을 것이고 무고한 그들의 양민들이 테러에 희생되었다 하였을 것이다. 그 상황에 테러에 관련되어 일제를 위한 지원군이 왔다면 우리는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 이라크 테러와 일제에 대항한 우리의 테러(?)가 근본적인 면에서 무슨 차이가 있을까.
만일 위 두 사항을 긍정적으로 이해한다면 글 서두 우리 지도자의 말씀은 잘 된 말씀이라 할 수 있을까. 잘못되었다 질책을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깔려 있는 기본적 마인드가 그러했기에 그 전쟁과 관련도 없는 우리의 무고한 국민 하나가 억울하게 전혀 의미도 없이 희생되었지 않았나 하는 뒤늦은 안타까움에서 한 말씀 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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