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북교육자 통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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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교육자 통일대회

  • 승인 2004-07-31 00:00
  • 이명성 서산여교 교감이명성 서산여교 교감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금강산에서 남한의 교육단체(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와 북한조선교육문화 직업동맹과 함께 참여한 가운데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교육자 통일대회가 개최됐다.

16일, 통일부장관이 발행한 방문증명서를 소지한 일행은 육로를 통해 버스로 통일전망대에 있는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검사를 받고, 최전방지역인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통해 북한 땅에 들어섰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에 동복을 입고 약 100m간격으로 빨간 깃발을 들고 부동자세로 서 있는 북한 인민군의 모습이었다.

나무가 없이 잡초만 바람에 휘날리는 산을 배경으로 인민군들이 논의 풀을 베어 군데군데 모아 쌓는 모습은 현재 북한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실감케 했으며, 어릴 적에 겪었던 어려웠던 삶의 기억들이 하나씩 되살아나게 했다.

검문소에 도착한 버스 안으로 검문을 위해 들어온 두 명의 인민군의 표정이 너무 무표정하여 한눈에도 우리나라 군인들의 생활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의 출입사무소에 도착하여 검사를 받으려고 서 있으면서 북한 인민군들과 검사원들의 왼쪽 가슴에 달려있는 빨간색 바탕에 김일성 사진이 있는 배지를 보면서 누구나 체제가 다르고 오직 한 인간만을 위해 세상을 살아간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철조망 너머 보이는 농촌의 가옥들은 방 하나에 부엌 하나 달린 일자형 집으로 벽은 흙이 떨어져 있고 지붕의 기와 또한 군데군데 떨어져서 없었다. 주민들의 이동 수단은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였는데, 짐을 가지고 혹은 아이를 업고 가는 모습은 남한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행사에 참여한 남측 대표들은 사진이 부착되어 있는 신원 증명서를 목에 걸고 다녀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북측 대표들은 신원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만찬 연회장에서 함께 식사하며 만난 북한 대표에게 남쪽에서는 서로 인사를 나눈 후 명함을 서로 주고 연락처를 확실히 하는데 북측에서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명함카드 말입니까?” 하여 그렇다고 하니 받을 수 있다고 하여 나의 명함을 주었다.

그 후에야 나는 그 사람이 북한문화성 교육국 교학 담당 함승철씨 라는 걸 알게 되었다.

북측 대표에게 학생들의 문제점이 없는지 물어보았으나, 문제 학생은 없다는 답변이었다. 만약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는 경우에는 공산당에서 부모를 소환하여 지도를 하고, 해당 학생 또한 동료 학생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어 상대하기 때문에 결국은 피우지 않는다고 하였다.

북한의 학교 편제는 유치원 2년, 소학교 4년, 중등학교 6년으로 되어 있고, 17세에 군에 입대해 10년 근무 후 27세에 제대한다고 한다.

대학은 공산당의 추천을 받아 입학하는 경우와 학교에서 선발하여 입학하게 된다고 하니,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결국 군에 입대하게 된다. 군 복무 중에도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다고 한다.

소학교에서는 한 선생님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데리고 올라간다고 하니,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교사들이 정확히 파악하여 지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의 정년은 없으며 자기가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데, 55세가 지나면 생활비가 나오기 때문에 55세가 지나면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았고, 자유롭게 교육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남북교육자 통일대회에 참석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한민족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과 체제는 다르지만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같이 보듬고 나아가야 할 우리의 반쪽이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민간 차원의 교류가 많이 이루어져 상대방과의 이질감을 줄이고 동질감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많았으면 좋겠고, 특히 남과 북의 2세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들이 서로 교육내용과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통일을 대비한 좀더 적극적인 준비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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