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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서점계를 열광시킨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뛰어넘는 작가로 평가받는 장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소설이 처음 출간됐다. 프랑스에서는 ‘뤼팽’시리즈로 유명한 모리스 르블랑에 비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 그랑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크림슨 리버의 원작자이기도하다.
영화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나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를 연상시키는 여전사 디안 티베르주의 모험담을 그린 ‘돌의 집회’는 책의 두께가 주는 부피감을 단숨에 불식시킬 만큼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소설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마약상처럼 혈혈단신 태국의 황금 삼각지대로 아이를 데리러 떠난 그녀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치 타오르는 열대의 한낮처럼, 소설은 시작부터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과 강력한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디안은 다섯 살 난 남자아이를 데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프랑스 파리로 무사 귀환하지만, 어느 비 오는 날 차 뒷좌석에 아이를 태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이는 사경을 헤매게 된다.
현대의학으로는 도저히 손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베를린에서 왔다는 한 거구의 침술사가 나타나 아이를 치료해주고 사라진다. 그런데 잠시 후 그는 엽기적으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단순한 교통사고인 줄만 알았던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돌의 집회’는 10여 년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파리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수의 매체들과 함께 작업한 그랑제의 이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 저자가 지구 곳곳의오지를 찾아다니며 유목민족을 취재하고, 환경과 과학에 관련된 르포를 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동물학에서부터 초(超)심리학, 해박한 민족학적 지식과 함께 작가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작품과 록 음악 등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훌륭한 서스펜스 스릴러인 동시에 잘 차려진 지식과 정보의 진수성찬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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