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시민 단체도, 반체제 인사도, 언론도, 그리고 정부와 여당도 모두 나라와 민족을 잘되게 하려는 게 정치다. 그런데 유독 정치 마당으로만 나서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딴청이다.
한 차원만 올라서서 내려다보면, 쉽게 풀 간단한 문제라는 것이 우매한 국민들의 생각인데, 항차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는 위정자들만 어찌 그리 우물 안 개구리인지 모르겠다.
감정이 앞서면 이성적 판단이 어렵다. 그래서 합리적인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앞서 서로의 이성에 호소하는 논리로써 쟁점을 밝히고 다른 견해를 서로 확인한다. 그리고는 타협을 시작한다. 그렇다. 민주주의는 이성의 정치이다. 그리고 책임 정치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방법을 제도화한 것이 오늘의 민주주의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나라가 해야 할 일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안전과 나라를 지키는 일, 민주체제를 수호하는 일, 그리고 국민 모두가 고른 복지혜택을 누리며 자기보람을 찾도록 해주는 일 등이 그것이다.
국민에게 일자리를 확보해주는 일,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보건, 환경, 교통 등의 사회질서를 바로잡아주는 일 또한 국가가 앞장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정부가 신이 아닌 이상 하루아침에 나라를 지상낙원으로 만들어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만 있으면 우선 국가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이러한 일을 할 생각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다. 지금 참여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또한 무엇을 하려 하는가? IMF를 벗어나려 몸부림을 쳤던 국민의 정부시절과 형편이 나아진 것이 딱히 무엇이라고 국민에게 내세울 수 있는가?
지금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수준은 정치인 당신들보다 한수 위다. 하향식 정당이 판을 치던 6~70년대의 낮은 정치의식수준으로 그것도 나만의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는 정치인 당신네들의 아집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통감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혁명적으로 이룰 수 없다.
다만 이성적인 정치를 통해서만 발전시킬 수 있을 뿐이라는 타협의 미학을 정치권은 배워야한다. 그리고 이제는 좀 철든 정치를 해야 할 때다. 집단이기주의 화신의 모임 같은 정치권의 구태를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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