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남부권 신흥 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있는 관저고는 개교된 지 7년째인 인문 남녀 공립고로 쾌적한 환경이지만 강당이 없고 특별실도 부족해 다양한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다소 교통이 불편하여 봉고차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고 지역적으로 변두리이기 때문에 문화혜택도 적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정책연구를 시작하기 앞서 조사한 설문에서는 학교 밖 사교육을 받는 학생수는 응답자 중 59%에 달했고, 이 중 41%가 한 달에 지출되는 경비로 2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사교육비 충당에 대한 학부모의 설문 중 가계에 무리가 많다는 응답이 74.8%나 되어 이 연구가 시급하다고 느꼈다.
사교육비를 감수하면서 굳이 학교 밖 교육을 선택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수준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반에 다양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데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연구 실천과제를 학생들에 의한 교과와 교사의 선택에 두어 6개월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반을 선택하게 하고 수업받고 싶은 교사를 찾아 수업을 받게 한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중점적인 것은 과연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수업을 받았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교육비가 이 연구를 시작한 전과 얼마나 경감되었느냐는 것이다. 만족도의 설문에서는 대체로 만족(평균)이 1학년 67%, 2학년 65%로 응답했다. 또한 사교육비의 경감에 대해서는 도구교과 기준으로 한 달 약 4000만원의 경감효과를 가져왔다.
이 정책 수행은 우리 학교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선생님 개개인의 연구가 전에 비해 왕성해 졌으며, 개인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동영상 강의 자료를 탑재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개인 연구노트(책)를 제작하여 수업에 사용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매우 긍정적인 연구결과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는 학습의 공간을 더 넓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부 예체능분야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실력 있는 유능한 대학강사들을 초빙할 예정이다. 그만큼 학생들의 선택 폭을 넓혀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다. 물론 시행함에 있어 어려움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수업의 만족을 주고 감동을 주어 사교육비가 현격히 줄어 들 수만 있다면 시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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