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행복을 펼쳐 주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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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행복을 펼쳐 주는 밥상

  • 승인 2004-07-20 00:52
  • 요리연구가  선명숙요리연구가 선명숙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품고 살아가는 것 같다. 화가는 화폭에 인생을 걸고, 음악가는 오선지에 모든 것을 걸고 사는 것처럼, 나는 행복을 펼쳐 주는 밥상에 인생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밥상에서 퍼져나오는 향긋한 냄새와, 산해진미는 아닐지라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며 아름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밥상이야말로 인생의 활력소가 아닐까 한다. 부딪치는 모빌의 맑은 소리마냥 주변의 좋은 분들과 이끼 끼지 않은 마음을 주고 받으며 요리를 연구하고 가르치며 행복의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주는 일 또한 행복하다.

요즈음 매스컴에서는 웰빙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정말 우리 몸은 자연으로 돌아가야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우리는 일년에 4kg의 가공된 식품첨가물을 먹고 있다고 하니 문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인스턴트와 가공식품으로 입맛이 길들여져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 체내에 축적되어 몸과 마음을 위협하는 구조적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과일을 보더라도 그냥 씻는 것보다 마지막 세척시 식초 및 소금을 풀어서 행구어 주거나, 고추도 끝 부분을 제거하고 먹는다면 농약 등의 공해로부터 해소될 수 있다. 또한 먹는 방법과 올바른 생각을 심어줘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광고에 흔들리지 않도록 밥상에서의 대화를 이끌어 가는데 어머니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요리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요리를 하는 사람은 오감을 자극해 주므로 기분이 좋아지고 먹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며 좋은 재료에 색감과 영양을 조화롭게 배합하며 만드는 시간동안 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먹는 사람은 만든 사람의 수고와 정성을 감사의 마음으로 대한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저녁 가족들을 위해 정성이 깃든 맛있는 음식을 해놓고 핑크빛 초를 예쁜 그릇에 돌맹이를 담아 몇군데 켜놓으며, 식탁에는 원추리 꽃 한송이, 그리고 시디플레이어에서는 비발디의 4계가 울려퍼진다면 이는 어느 제왕의 식탁 못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행복을 펼쳐주는 밥상에서 은은한 불빛과 소리와 향기를 정으로 함께 음미한다면 조촐한 삶의 운치를 진정으로 누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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