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웰빙(Well-being)시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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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웰빙(Well-being)시대의 숲

  • 승인 2004-07-19 00:00
  • 최종수 산림청장최종수 산림청장
웰빙 열풍이 불고 있다. 인스턴트식품 대신 유기농 건강식을 찾고, 술자리 모임보다는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즐긴다. 과도한 일을 피하고 각종 문화행사와 여가를 중시하며, 휴가도 보다 한적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장소를 선택한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주5일근무제는 이러한 웰빙 열풍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웰빙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 바로 자연을 대표하는 숲이다. 최근 휴가계획을 설문조사한 어느 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사람이 적은 조용한 숲에서 산림욕을 즐기겠다고 한 응답이 36%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 또 얼마 전 끝난 자연휴양림 예약추첨은 최고 155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조용한 산림을 찾아 휴가의 질을 높이려는 웰빙 바람의 여파가 아닌가 한다.

또 요즈음 대부분의 아파트 광고를 보면 아파트는 안보이고 숲과 넓은 정원만 표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숲의 가치에 대한 호감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실제로 아파트 주변에 숲이 있을 경우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그린 프리미엄’이라 한다. 숲과 공원이 주거지 가까이에 있느냐 하는 것은 점점 주거의 질에 가장 중요한 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록 국토는 좁지만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의 숲을 보유하고 있다. 또 과거 헐벗었던 산을 정성들여 가꾸어 어디를 가나 아름답고 푸른 산을 만날 수 있다. 산림이 많다는 것은 풍요로운 자연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는 21세기 환경의 시대에 더욱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그러나 산림이 많더라도 대부분의 주거지역에서 녹색환경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의 도시개발이 경제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이루어진 데 있다. 과거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도시내 산림은 남김없이 주거와 상가 공간으로 대체되어 생활환경과 자연환경이 서로 격리되는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제 웰빙의 시대는 숲과 녹지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창출한다. 전원주택에 대한 개인선호도가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며, 자치단체마다 녹지 및 공원조성을 우선순위 높은 지역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도시 도심녹지율이 대부분 10%미만인 상황에서 일산, 분당 등 최근 조성된 수도권 신도시의 녹지율은 각각 23%, 28%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행정수도의 녹지율은 48%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생활권 주변 녹지공간 확보는 산간오지의 산림사업에 비해 훨씬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그런 점에서 재원마련에 있어서 국가와 자치단체뿐 아니라 시민의 협조가 더욱 절실하다. 이미 서울지역은 시민이 주도하는 그린트러스트가 결성되었고, 현재 대규모의 ‘서울숲’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지역의 녹지율은 1인당 8.8㎡(2000년기준)로 서울 3.4㎡, 특광역시 평균 6.2㎡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에 속한다. 그러나 런던 27㎡, 뉴욕 23㎡, 파리 13㎡ 등과 비교하면, 대전이 세계수준의 아름다운 도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도시숲을 더욱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 그린트러스트와 같이 대전 시민 중심의 녹지재단 설립운동을 제안해 본다.

이제 넓은 공원과 아름다운 숲은 웰빙시대 없어서는 안 될 삶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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