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성 교육문화부장 |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갖가지 불미스런 일들을 말끔히 씻고 새롭게 민선 4기 교육감이 탄생하니만큼 충남 교육계로서는 무척 의미 있는 날일 것이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 충남도 교육청 역시 새 교육감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아울러 오제직 차기 교육감 역시 ‘후보 때 여러 공약을 내 세웠지만 이 같은 말들이 책임 있는 이야기가 돼야 한다’며 취임 전에는 가능한 말을 아끼려는 태도다.
충남도 교육청의 민선 4기 교육감 출범에 앞서 오제직 당선자에게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다름아닌 ‘인성교육’이 바로 서도록 교육행정을 이끌어 달라는 부탁이다.
얼마 전 대전시내 모 대학 총장을 만났다.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총장은 서랍에서 엽서 한 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 대학 한 학생이 총장한테 보낸 엽서에는 상스러운 욕설과 함께 ‘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학부모 등골이 빠진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매년 등록금 인상 시기에 대자보에 험악한 구호를 써 붙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총장에게 직접 엽서를 보내 욕설을 늘어놓는 것은 기자에게는 적지않은 충격이었다. 오늘날의 교육이 인성교육은 없고 문제풀이식의 기능적인 교육만 이루어 진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앞섰다.
오제직 교육감 당선자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도-농간, 일반-실업간, 공-사립간의 균형발전과 특성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체제를 정비하겠다’ 거나 ‘임기 내 완전 무료급식을 추진하며 지역 추천 공모제에 의한 교육장 임용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 교육 자치를 실현하겠다’ 등등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공약한바 있다.
또한 충남 교육계 안팎에서도 ‘인사문제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립’을 비롯해 ‘공교육 확립’ 및 ‘전교조 등 교원단체를 교육 개혁 발전의 파트너로 인정해 달라’는 등 다양한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
오제직 당선자가 내건 공약의 실천도, 전교조 등 교육계 안팎의 요구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공약 또는 요구사항 실현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한사람의 인격체를 바로 세우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인격체가 미래의 희망으로 커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시점이다.
욕설이 담긴 엽서 한 장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등록금 인상 때문에 부모님 등골 빠지는 것을 걱정하는 효자에게는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며 미소 짓는 어느 대학 총장의 서글픔도 바로 인성교육을 무시한 현행 교육의 파행적 단면 아니겠는가.
새롭게 시작되는 민선 4기 충남교육의 화두를 ‘인성교육’에 두면 어떨는지.
충남교육의 출발점을 ‘인성교육’에 놓고 미래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교육행정의 큰 틀을 짜 나가길 다시 한번 오제직 충남도 교육감 당선자에게 당부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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