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여명이 재학하고 있는 이 학교는 당시 전교생의 약 80%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사교육 형태로는 학원수강(64.6%), 개인지도(21.4%), 그룹과외(8.1%) 순이었다.
1인당 월 평균 수강료는 21만 2000원으로 연간 사교육비가 총 32억 600만원으로 나타났고,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43.5%)이 느끼지 않는 가정(12.0%)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교육을 받는 내용으로는 속진적 선행학습과 학교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과 공부가 주류(78.4%)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교육 목표는 학생들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데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기초·기본 학습에 충실하고 창의적인 생각과 표현,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능을 익혀 진로를 탐색하는 경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중요한 시기에 시험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피동적이고 의타적인 문제풀이식 공부에 매달려 있다면 일시적으로 학교 시험 성적은 향상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학문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교육학자들의 주장이다.
사교육을 통하여 주로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상위권 학생들은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과 더불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인데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길들여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아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으면서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사교육의 망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가 변해야 하고, 사교육과 사교육의 주체인 학부모가 변해야 하고 그릇된 학벌주의의 국민의식이 타파되어야 한다.
요즈음 학교교육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준 높은 교실수업을 전개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학부모의 기대와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교육당사자가 함께 노력하면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학교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으로 본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학교 교육만 가지고 부족한 경우 본인의 노력과 부모의 관심 여하에 따라 교육방송, 인터넷 방송, 사이버학습 등 e-Learning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려는 노력과 자세가 필요하다.
사교육은 사교육으로서 담당해야 할 역할과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 선행학습 등 단기적인 인기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인의 특기와 능력에 따라서 사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과도한 사교육비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건전한 교육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학부모는 사교육 문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시에 그 해법의 상당 부분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녀의 학습과 진로에 대하여 비전을 갖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자녀를 바르게 알고 학력에 대한 확고한 주관과 확신을 가지고 자녀교육을 시킬 때 사교육과 사교육비로 인한 힘든 터널을 벗어나서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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