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중학교 사교육의 현실과 대책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논단]중학교 사교육의 현실과 대책

  • 승인 2004-07-15 00:00
  • 장래광 대전서부교육청 장학사장래광 대전서부교육청 장학사
지난 해 대전시 모 중학교에 재직할 당시 사교육에 대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1,400여명이 재학하고 있는 이 학교는 당시 전교생의 약 80%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사교육 형태로는 학원수강(64.6%), 개인지도(21.4%), 그룹과외(8.1%) 순이었다.

1인당 월 평균 수강료는 21만 2000원으로 연간 사교육비가 총 32억 600만원으로 나타났고,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43.5%)이 느끼지 않는 가정(12.0%)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교육을 받는 내용으로는 속진적 선행학습과 학교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과 공부가 주류(78.4%)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교육 목표는 학생들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데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기초·기본 학습에 충실하고 창의적인 생각과 표현,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능을 익혀 진로를 탐색하는 경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중요한 시기에 시험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피동적이고 의타적인 문제풀이식 공부에 매달려 있다면 일시적으로 학교 시험 성적은 향상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학문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교육학자들의 주장이다.

사교육을 통하여 주로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상위권 학생들은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과 더불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인데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길들여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아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으면서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사교육의 망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가 변해야 하고, 사교육과 사교육의 주체인 학부모가 변해야 하고 그릇된 학벌주의의 국민의식이 타파되어야 한다.

요즈음 학교교육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준 높은 교실수업을 전개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학부모의 기대와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교육당사자가 함께 노력하면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학교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으로 본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학교 교육만 가지고 부족한 경우 본인의 노력과 부모의 관심 여하에 따라 교육방송, 인터넷 방송, 사이버학습 등 e-Learning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려는 노력과 자세가 필요하다.

사교육은 사교육으로서 담당해야 할 역할과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 선행학습 등 단기적인 인기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인의 특기와 능력에 따라서 사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과도한 사교육비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건전한 교육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학부모는 사교육 문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시에 그 해법의 상당 부분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녀의 학습과 진로에 대하여 비전을 갖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자녀를 바르게 알고 학력에 대한 확고한 주관과 확신을 가지고 자녀교육을 시킬 때 사교육과 사교육비로 인한 힘든 터널을 벗어나서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