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월 1일부터를 공기업과 금융 보험업 그리고 근로자 1000명 이상의 사업장에 ‘주 5일 근무제’를 시행케 함으로써, 우선 180만 근로자가 수혜를 받게 됐다.
빈곤의 굴레를 벗기 위해 하루에 12시간 씩 2교대 근무를 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주 40시간 근무는 실로 꿈만 같은 상전벽해다.
주 5일 근무제가 ‘위기를 맞은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치유할 묘약’이라는 극찬과 ‘이틀 연휴를 생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가족과 사회에 해악만 끼칠 것’ 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근면하게 ‘한강의 기적’을 일군 보상을 우리는 톡톡하게 받아 챙긴 셈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픈 상처에 차라리 진주를 품은 전복처럼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며 독재자이기를 자처한 통치권자와 빈곤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개발독재도 견디어 낸, 민족 내면의 아리고 쓰린 상처를 어떻게 아물려야 할지 그 명쾌한 답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는 가장 부지런하다는 일본인도 게을러 보이게 했던 우리의 근로자들은 이제 자기 몫을 찾겠다고 파업으로 맞서고 ‘하면 된다’는 개척자 정신으로 한국 경제를 견인한 기업인들은 ‘될 대로 되라’며 투자를 꺼리니 과소비 향락 풍조에 철저하게 길들여진 서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우리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희망을 낚는 다는 핑계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잃지는 않았는지! 그랬다. 우리는 산업 현장으로 떠나며,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자매를 잊었다, 그리고 이웃 사촌도, 스승도, 가정과 사회의 윤리마저도 우리는 모두 잊은 지 오래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던가!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빨리 빨리 병’도 고치고, 위기의 한국 사회를 느긋하게 치유하라고 ‘하늘이 우리에게 내린 선물’이 주 5일 근무제가 아닌지, 잠시 허리를 펴고 지난날을 한번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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