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가 추진하는 업무나 회사나 조직의 정책을 마치 골프시합에 구경나온 갤러리처럼 관망하는 사람을 일컬을 때 ‘갤러리 직장인’ 이라한다. 이런 사람일수록 매사에 냉소적이고 일을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많다.
연봉제 및 성과중심의 미국식 제도가 시행된 이후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떨어지는 갤러리형 직장인이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성과에 대한 평가와 전면적 연봉제 시행의 한계를 안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때 갤러리형 공무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세계는 100명이 100만명을 먹여 살리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고 그저 단순한 자본, 노동, 인력 등 요소의 투입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인적자원이 유일한 희망인 우리나라로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형 직장인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직접 참여하여 고민을 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으며 이를 통해 조직과 회사를 키워갈 수 있을까?
먼저, 유연(柔軟)함이 필요하다. 야구나 골프를 할때 가장 많이 듣는말이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실력이 일정수준에 이르지 않고는 아무리 가볍게 치려해도 되지 않는다.
개구리를 아무 때나 튀어나올 수 있는 깊이의 그릇에 물과 함께 넣고 아주 서서히 가열하면 한 마리도 튀어나오지 못하고 모두 죽게 된다. 하지만 같은 온도의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백이면 백 다 튀어나와 한 마리도 죽지 않는다.
‘Next Society’, ‘프로페셔널의 조건’등의 저자이며 지식산업시대의 도래를 이미 30년전에 예견한 피터드러커(1909~)박사는 100살이 다된 지금도 젊은이 보다 더 유연한 사고와 폭넓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사례에 비추어 볼때 실력과 변화에 대한 즉응성이 있어야 유연성을 갖출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하나는 투명(透明)성의 확보이다. 최근에는 新사회간접자본(New SOC)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지식, 인력, 문화 등을 총칭하는 개념인데 그가운데 신뢰를 가장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뢰를 높이려면 투명함이 우선 보장되어야 한다.
대형사고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져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개탄하고 있다. 모든 일에 책임은 바로 내가 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아무리 사소한 일을 하더라도 신중하고 사려깊게 판단하여 처리하게 될 것이다.
동양적 사고에 빠져 두루뭉실한 의식으로 책임을 모면하거나 타인에게 전가하는 비열함으로는 미래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한가지 일이나 조직내에서 나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법정스님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주인의식이 생긴다.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이고 생각을 달리하게 된다.
갤러리와 같은 의식구조로는 이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유연(柔軟)·투명(透明)·책임(責任)으로 무장된 선수가 되어서 매사에 치밀하고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작은 일을 잘한다고 큰일을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작은일을 못해서는 절대 큰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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