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行首 이전과 30여년의 산고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시평]行首 이전과 30여년의 산고

  • 승인 2004-07-07 00:00
  • 최정규 편집국부국장최정규 편집국부국장
▲ 최정규 편집국부국장
▲ 최정규 편집국부국장
탄생의 기쁨에는 으레 산고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우리는 흔히 이를 살을 찢는 아픔으로 일컫는다. 신 행정수도 탄생이라는 국가 천년대계의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신 행정수도의 입지가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공주·연기로 지난 5일 확정됐다.

조선 태조의 한양정도 이후 610년 만에 수도 이전을 위한 전인미답의 행보를 내디딘 셈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지난 1000년을 한강시대라 한다면 이미 다가 온 밀레니엄을 금강시대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대의 환희와 축복 속에 추진돼야 할 신 행정수도 이전이 정도 차이는 있지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리당략에 따른 이합집산이 그렇고 지리적 위치에 따른 찬반 논의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이미 참여정부가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운 이후 계속되는 당리당략 차원의 흑백논리로 엇갈리고 있다. 과연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충청권 표를 의식한 선임공약인지 아니면 여당의 주장대로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새 이정표의 정립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3공 시절인 70년대(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잉태된 행정수도 이전 논의는 자그마치 30년 간 지속된 숙제였다.

그 만큼 이 문제는 4공, 5공, 6공화국,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높낮이는 달랐어도 국정의 핵심과제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신 행정수도 문제는 부침을 거듭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된 것도 사실이다. 기간으로 가늠할 때 이미 지난 30여 년 동안 정치권이나 국민의 마음속에 새겨진 그림자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신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졸속문제로 치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백지계획이라 명명된 임시행정수도 이전문제가 거론된 당시만 해도 수도권집중문제는 국방 안보문제와 함께 국가 최대 현안중의 현안이었다. 30여 년이 지난 현실은 어떠한가. 중앙집중은 더욱 공고화되었고 수도의 비대화는 이미 자정의 한계를 넘어 선지 오래다.

아니 정도가 심해 오히려 국가발전의 장애이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때맞춰 자연스럽게 등장한 치유책이 바로 행정수도의 이전임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일부 반대론자의 주장대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신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급조됐다면 과연 대선 공약으로서 약효가 가능했을까. 또 그 짧은 기간에 국민이나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어 낼 수 있었을까.

이는 국가대사를 논하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그저 졸속으로 제시된 대선 공약이었다면 지난 2003년 12월 19일 국회에서 신 행정수도 특별법이 압도적인 다수의 찬성으로 통과될 리 만무하다. 적어도 신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시기의 문제였지 국민들의 가슴에 잉태된 만삭의 몸은 아니었을까.

이제 민족사적 운명으로 다가온 신 행정수도 문제를 놓고 국론 분열의 소모적 논쟁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 문제를 수도권 이기주의나 기득권 논리에 집착 흑백논리식으로 왜곡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서울 도곡동 타워 팰리스 주상복합단지 2개 반값 정도의 예산이면 옮길 수 있는 신 행정수도를 놓고 더 이상 예산 타령은 옳지 않다. 지금부터는 신 행정수도가 지속적인 국가발전과 국토균형개발, 그리고 세계적인 모범도시가 되도록 국민적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