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방법으로 태풍이나 집중호우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로 인한 재난은 또 여하히 예방할 것이며, 만일의 경우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가장 신속하고 적절하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기상청 분석에 의하면 지난 해 우리나라의 여름철(6월~8월) 전국평균 강수량은 약 1000㎜에 달했는데, 이는 예년평균 700㎜보다 40% 이상이나 많이 내린 것이라고 한다. 과거 태풍 ‘루사’나 ‘매미’로 인한 피해에서 실증되고 있는 것처럼, 최근 이상기후 등의 영향에 따른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피해규모 또한 초대형화하고 있다.
올해 장마는 예년에 비해 기간은 짧지만 비의 강도는 오히려 더 셀 것이라고 한다. 보다 완벽한 재해대비체계의 확립을 되풀이하여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태풍이나 홍수를 바라보는 우리의 습관적 시선과 타성적 태도에 대한 일대 전환이 필요함을 느낀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수해방지대책, 그 국제적 패러다임의 근간이 ‘홍수와 더불어 살되, 지혜를 발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고, 수해방지에도 강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강유상제(剛柔相濟)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댐의 건설 및 재개발, 제방보강, 하천정비 등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각종 기반시설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백년 이상을 내다보는 긴 안목을 가지고 아직은 많이 미약한 여러 기반시설들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국지적·임시적 대증요법의 되풀이만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으므로, 유역별, 수계별 및 전국단위로 통합화·시스템화한 물 관리가 필요하다. 첨단 IT 기술을 이용해 전국의 다목적 댐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우리공사 ‘물관리센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참여하는 재난대비체계가 필요하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NGO,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네트워크가 구성되어야 한다. 또한, 재난에 대처하는 조직들을 과거의 유형별 조직에서 예방·대응·1복구 등 과정(Process)별 조직체계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림보호, 생태계 복원, 강과 하천을 자연에 가깝도록 되돌리는 등의 자연환경적 접근 역시 중요하다. 하천환경의 정비만 하더라도 하천을 콘크리트로 도배를 하거나 공원화하는 정비보다는, 통수기능의 저해를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에 가깝도록 자연상태의 하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토록 할 필요가 있다.
거론한 몇 가지는 다소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고,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주변의 위험요소를 미리 점검해 보고 비의 재난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일일 것이다. 축대, 담장, 공사장, 개울 등 우리 주변의 위험요소를 꼼꼼히 살핌으로써 아무런 피해 없이 장마철을 넘기도록 하자.
폭우나 집중호우 또한 하나의 자연현상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섭고 두려워해야만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쏟아지는 빗줄기의 열정과 광기마저도 우리들이 생각하고 배우고 지혜롭게 대처만 한다면, 마음껏 누리고 즐길 권리가 있다고 믿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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