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철도'에 거는 기대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연결구간 등 남북철도 개통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고 이에 앞서 오는 10월 남북열차 시범운행이 있게 된다. 철도청 남북철도운영준비단 출범이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 민족의 동맥을 다시 잇는다는 소명감을 가져봄직도 하다. 남북철도 연결은 두 동강난 한반도의 허리를 복원하는 것 이상의 역사성을 갖기 때문이다.

현재 마무리단계인 경의선은 개성 공단의 물자 수송 등 남북 경제 협력에 절대적인 탄력을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동해선은 금강산 관광과 연계되어 남북 관광 벨트를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 잊지 말 것은 물류사업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최근 개혁·개방 등 시장경제 쪽으로 빗장을 서서히 풀고 있음은 좋은 조짐이다. 또 좋은 의미에서 남북철도는 그 견인차여야 한다. 남북철도운영단은 역 운영이나 열차 운용 시스템 등 제반 인프라 구축에도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이 일을 수행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그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당초 우리측은 남북 공동선언 기념일에 맞춰 경의선 도로 개통식을 하자는 의견도 제시했고 북한 역시 이 사업을 공동선언과 결부시킬 정도로 남북이 공통적으로 중시하고 있다. '퍼주기'로 오해하는 일부 시각도 있는데 길게 보면 남북철도는 우리에게 중대한 이해가 걸린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중국과의 직교역 체제에 있어 일대 전기를 가져올 중국횡단철도(TCR)는 물론,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대륙간 국제철도운송에 대한 준비에도 소홀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경제적으로도 남북철도는 남북한의 지갑이 함께 두꺼워지는 사업이어야 한다.

북한측이 삶의 질 향상을 전제로 여기에 각별한 열의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는 중국에 이은 북한의 두 번째 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철도는 고속철도에 이어 이제 대륙철도 연결로 보다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우리 기관차가 경의선 철로를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까지 운행하게 될 그 날, 나아가 철의 실크로드가 현실화될 날을 고대해본다. 남북철도운영단에 빈틈없는 준비를 주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