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중국이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원하고는 있지만, 전체 경제에서 한국과의 교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대체재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면에서는 중국의 열배에 달하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중국이 기침을 하면 독감에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정치외교적인 면에서는 애당초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먼저 축구이야기를 하며 한국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우기도 하였지만 이제 이것도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요즘 중국인들을 만나보면 한국이란 나라나 한국인에 대해서는 좋게 말하면 객관적, 그렇지 않게 말하면 깔보는 경향이 이전보다 강하다. 그런데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중국의 중화사상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한국인의 그릇된 행동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원래 처신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눈에 띄게 마련이지만, 몇몇 한국인들이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크게 흐려 놓은 것도 사실이다. 도피성 유학으로 중국에 온 유학생들, 한국에서처럼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돈벌이를 하려는 사업가 등이 그러하다.
중국에 대한 국내 학계와 관계의 대응 또한 미숙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문제의 경우 중국은 이미 철저한 준비를 한 다음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에 불과하다고 공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뒤늦게 우왕좌왕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최근 집권 여당의 설문조사에서 63%가 중국이 미국보다 외교통상분야에서 중요한 나라라고 응답하였다고 하는데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은 속으로 실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너진 우리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주는 것이 중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이다. 삼성과 LG로 대표되는 한국 브랜드 이미지가 최근 현대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자동차생산을 시작하면서 더욱 높아졌다. 중국 정부나 일반 시민의 반응을 보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최소한 다른 외국기업의 평균수준은 넘는다고 생각된다.
한국 대기업의 경영능력, 기술 그리고 인적자본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일반적인 한국인의 수준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매기는 것이 현재 중국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국 학자들은 이제 중국이 한국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과거에는 실력이 모자라는 한국학생도 중국의 명문대에 쉽게 입학하거나 졸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매우 어려워졌다.
중국이 한국보다 못산다고 하지만 환율을 구매력평가(PPP)로 환산할 경우 중국 대도시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지방도시와 비슷한 수준은 된다. 중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중국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이나 인재는 한국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인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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