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수 편집부국장 |
그러나 모든 선거가 으레 그렇듯 이번 선거도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그 속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겉으로는 ‘땅에 떨어진 충남교육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서는 높은 도덕성과 함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기치를 내걸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전화로 특정후보 지지부탁, 식사제공등 기본적인것(?)에서부터 학연, 지연, 혈연을 내세운 그들만의 편가르기까지 구태가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는 선관위의 분석이 그 예다. ‘남에게 표를 얻어야만 살 수 있다’는 선거 속성상 이같은 ‘입 따로, 몸 따로’의 현상은 아마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인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선거도 아닌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수장 선거도 이런 굴레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씁쓸할 따름이다.
충남도교육감이란 위치는 2만2천여 교직원들에 대한 인사권과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집행권을 갖는 막중한 자리다. 뿐만아니라 32만 6000여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로한 국가백년대계의 선봉장이다. 때문에 그 자리는 아무에게나 맡길 수 있는 예사 자리가 분명 아니다.
이런 중차대한 연유로 그 직에 걸맞는 인물이 필연적으로 차기 교육감으로 선출돼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적임자일까.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과 의견은 물론 다를 수 있지만 나락으로 떨어진 충남교육의 현실을 놓고 볼때 엄연히 교육首長으로써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덕목은 꼭 필요하리라.
그 첫째가 충남교육계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처럼 충남교육이 위기였던 때도 드물다. 예산보성초 교장자살사건, 천안초축구부 합숙소 화재사건, 비리로 인한 현직 교육감의 구속등 일련의 메가톤급 이슈로 충남교육은 말그대로 만신창이가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충남교육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충남교육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 처방을 내릴 수 있는 덕망있는 인물이 절대 필요하다. 둘째는 교단의 안정을 기할 수 있는 포용력있는 인격의 소유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4년전을 뒤돌아보자. 당시 선거는 특정학교 동문, 특정지역 연고가 교육감의 자질 평가보다 우선한 철저한 학연,지연에 의한 선거였다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그 결과 파벌과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로 교육계 전체가 아직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새로 뽑을 교육감은 균열된 충남교육계를 포용할 줄 아는 넓은 가슴의 소유자 여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는 교육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현재 충남교육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교육은 사교육에 치이고 교육개혁을 외치는 안팎의 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감은 현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탁월한 교육행정 능력을 갖춘 교육전문가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단임 정신을 가진 사명감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현행 법률에는 중임이 가능토록 돼있다. 하지만 이는 4년후에 자신의 공과를 재평가받는 법적 근거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한번 더 하겠다는 집착은 자칫 또다른 화를 부르고 조직에 줄서기를 강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 책임자로서는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감 선거는 후세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을 뽑는 선거다. 따라서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이고 합종연횡, 금권.조직선거, 흑색 비방으로 치부되는 기존의 정치판 선거와는 완벽하게 차별화되어야 한다. 더구나 한번의 실수가 교육계에 씻울 수 없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남교육감 선택의 필요 충분조건은 더욱 자명해진다. 3일후 치러질 선거에서 7000여 선거인단의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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