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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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 승인 2004-06-19 00:00
  • 원용철  목사(벧엘의 집)원용철 목사(벧엘의 집)
지난해 ‘부자 되세요’라는 CF광고문구가 있었다. 이렇게 행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사람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면서 돈이 최고인 물질만능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사회현실에서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돈만 있으면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좋은 집, 좋은 옷, 좋은 먹거리, 좋은 차 등 돈이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이렇다 보니 돈이면 목숨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다보니 사람의 가치도 돈이 많으냐 적으냐로 규정되기도 한다. 많이 가진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물질이 모든 가치를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그것을 얻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심지어 가장 고귀한 생명까지 해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생활고를 비관해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람,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목숨을 해치는 사람 등등 어떤 가치보다 우선해야 하는 사람의 목숨이 돈 앞에서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다.

또한 사람들은 이 돈을 소유하기 위해 불의한 줄을 알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러나 분명 부자가 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나, 성공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천국을 소유할 것이다”라고 말씀 하셨다. 즉 부자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며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 당시에도 분명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3일 굶어 도둑질 않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들기에 가난이 복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고 하신 것일까? 아니 가난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 현실 생활이 가난한 것과 마음이 가난한 것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고 하셨으면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었을 텐데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씀에 비춰보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나 현실생활이 가난한 사람이나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러면 천국을 소유할 수 있는 가난은 무엇일까? 그것은 집착을 버림을 의미한다. 많이 가진 사람이나, 덜 가진 사람이나 물질에 대한 집착은 곧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사람들은 물질을 소유하기 위해 양심의 가책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불의와 쉽게 타협하고 온갖 부정을 저지른다. 그것은 바로 욕심에서 비롯된 집착이다.

불가에서 해탈을 하기 위해서는 해탈하려는 집착까지도 버려야 한다고 한 것처럼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천국을 소유하는 마음의 가난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가난해질 것이요, 천국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예수는 자신의 생명까지도 우리를 위해 나누어 주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선민으로 살아갈 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도 고아, 나그네, 과부, 이방인을 돌보라고 명령하시면서 그것이 곧 하나님의 공의라고 말씀하신다.

나누는 삶을 위해서는 집착을 버리고 물질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래야 나눌 수 있다. 서양 격언에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천국을 소유하는 가난한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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