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 참석한 시라크 대통령이 2차대전과 한국전쟁 등에 참가한 참전노병들과 하나하나 일일이 악수하며 휠체어에 의지한 참전용사들에게는 자세를 낮춰 눈높이를 맞춘 후 껴안아 주면서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모습을 감명 깊게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참전용사들 뒤에 선 가족들 까지 격려하면서 특히, 동반가족중 어린아이를 들어 안고는 엄지손가락을 높이 펼쳐 보이며 너희 할아버지가 ‘최고의 영웅’이라는 표시를 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모든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임은 물론, TV생중계를 지켜본 프랑스의 모든 국민들과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의 정신을 깨닫게 하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음을 보았다.
금년 5월 26일에는 파리 개선문 바닥에 프랑스 장병들의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는 동판을 새로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이로써 프랑스 국민들은 프랑스의 역사와 영광을 상징하는 개선문을 보며 오직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3200여명이 참전하여 1300여명이 전사 또는 부상을 당한 한국전쟁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며 우리나라와의 선린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전쟁 영웅 넬슨 제독이 트라팔가 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트라팔가 광장과 영국 국왕의 대관식 장소이며 처칠의 묘, 무명용사의 묘 등 영국을 위해 몸바친 사람들의 시신 3000여 구가 안장되어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런던 중심가에 위치하여 영국국민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각광받는 모습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치신 영웅들을 기리기 위한 현충시설을 먼 거리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와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을 유럽에서 가장 앞선 보훈제도의 전통을 가진 국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호국·보훈정신을 애써 강요하는 모습이나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보훈의식을 함양하는 모든 행사나 현충시설이 접근이 용이하여 시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손쉽게 소중한 과거를 기억하고 이를 국민통합과 공동체의 최고의 가치로 승화시켜 나가는 사회적 환경을 가지고 있음을 보았다.
이제 우리도 현충일이나 6·25전쟁기념일을 아픈 과거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을 대한민국을 위해 바친 흑백사진속 젊은 영웅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국민통합과 국가경쟁력을 높여가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모든 국민들이 일상 생활속에서도 국가유공자들과 유가족들의 공헌과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금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시한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기리고 보훈가족에게는 깊은 위로와 감사를 드리며 모든 국민이 더욱 화합하고 단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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