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신리와 합덕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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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신리와 합덕성당

  • 승인 2004-06-12 00:00
  • 윤인규(당진 솔뫼성지 신부)윤인규(당진 솔뫼성지 신부)
당진군 합덕읍 신리(新里)는 삽교천, 무한천이 아산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내포 수로교통의 요충지이며, 이존창의 생가가 있는 예산 여사울, 실학자들의 정신이 서려 있는 덕산 황무실,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당진 솔뫼 등은 초기 한국 천주교 확산과 충청도 서부지방의 실학적 근대적 사고의 지리적 중심지이다.

이곳 신리에는 1866년 3월 31일 공주 감영에서 나라가 금하는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당한 손자선(토마스)이 살던 집이 현재 복원되어 있다. 이 집에서 1845년 김대건 신부와과 함께 조선에 입국한 다블뤼(Daveluy) 주교는 여러 지방에서 수집한 조선교회사 자료를 정리하였는데 이를 ‘다블뤼 비망기(備忘記)’라 한다.

다블뤼 주교는 이를 파리외방선교회(Missions Etrangres de Paris) 에 보냈고, 달레(Dallet)는 이 비망기를 바탕으로 ‘한국천주교회사(Histoire de l’Eglise de Coree)’를 편찬·간행하였다.

또한 다블뤼 주교는 이곳 신리에서 충북 연풍 사람 황석두(루가)와 함께 ‘영세대의(領洗大義)’, ‘성찰기략(省察記略)’, ‘신명초행(神命初行)’, ‘회죄직지(悔罪直指)’, ‘성교요리문답(聖敎要理問答)’, ‘천주성교예규(天主聖敎禮規)’등 수많은 교회 서적들을 인쇄·출판하였다.

대원군은 1865년 프랑스의 힘을 빌려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아보려고 도승지 남종삼(요한)을 시켜 당시 프랑스 선교사로서 조선교구장이었던 베르뇌(Berneux) 주교와의 만남을 주선하게 하였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외교정책 실패 선례를 들면 국내에 잡입한 외국 선교사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신하들의 주청을 듣고 대원군은 돌변하여 베르뇌 주교를 비롯하여 신리에 은거해 있던 다블뤼 주교를 비롯하여 전국에서 9명의 외국 선교사를 체포하여 처형하였다.

다블뤼 주교는 신리 인접지인 거더리에서 오메트르(Aumatre), 위앵(Huin), 황석두 등과 함께 체포되어 상경하였다가 보령 오천 수영이 있는 갈매못으로 내려와 효수 처형되었다. 다블뤼 주교가 체포된 지 4~5일 후 덕산 관아 포졸들이 거더리 신자집들을 약탈하였는데, 며칠 후에 덕산 관아에서 약탈당한 주교와 신자들의 물건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으나 아무도 가려 하지 않았다.

이 때 다블뤼 주교를 모시던 손자선(토마스)만 혼자서 덕산 관아에 가서 천주교 신자임을 밝히자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해미로 이송되었다 고문을 받고 공주 감영으로 다시 이송되었다.

그는 공주 감영에서 “네가 참으로 천주교 신자이면 네 팔뚝을 물어뜯어 보라!”는 관장의 말에 따라 자신을 팔뚝에서 살점을 물어뜯어 뱉을 만큼 굳게 신앙을 증거하고 교수 처형되었다.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으로 천주교는 어느 정도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1890년 신리에 인접한 예산 고덕면 양촌(상궁리)에 프랑스 선교사 퀴를리에(Curlier) 신부가 천주교 일선 편제인 본당을 신설하였으나 9년 뒤에 현 위치인 당진 합덕읍 합덕리로 이전하였다.

1929년에는 페랭(Perrin) 신부는 이곳에 내포지역의 최초 근대건물인 합덕성당이 건립하였다. 합덕성당은 벽돌과 목재를 사용한 연와조 구조에 쌍종탑으로 이루어진 고딕양식이다. 이 건물은 내포 근대문화(복음화, 교육, 청년활동, 사회복지)의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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