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해 KAIST내에 완공된 ‘정문술 빌딩’. |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
정문술 저/ 키와채출판/ 267쪽/ 1만원
우리 나라에 있어 기업 경영은 가족 위주다.
최근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가족끼리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사례나 한 철강 그룹 회장이 내 기업에서 돈을 가져다 쓰는 것이 무슨 죄냐며 법정에서 따졌던 것도 결국 이 기업이 오너 한사람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
‘재벌’이라는 단어가 고유 명사로 당당히 영어 사전에 등재되고 자신이 일군 기업을 사회에 환원한 고 유일한씨의 일생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경영 방식은 ‘자기것이 아니면’ 안되는 것이 틀림 없다.
그러한 기업환경에서 떳떳이 기업을 다시 환원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재산을 기부한 아름다운 기업인 ‘정문술’씨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철학을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교과서인 정문술씨가 그간 자신이 기업을 일구고, 다시 사회에 환원하기까지를 그리고 있는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키와채)은 단순히 ‘나는 이렇게 살았다’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이렇게 사는 법도 있구나 하는 방식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는 인생론.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영기법을 ‘친인척을 경영진에서 배제하고, 종업원과 동업적 관계를 구축하며, 자율을 부여하는 동시에, 윤리경영을 하라는 것’ 등 네가지라고 소개한다.
그는 특히 “때가 되면 물러난다”는 ‘무소유 경영’을 통해 주식 회사는 사장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길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인생을 걸고 일군 ‘미래산업’이라는 회사도 애당초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돌려 줘야 할 것을 사회로 돌려줬다’는 것.
단순한 기업인을 넘어 ‘한국적 기업문화’를 개발하고 실천한 ‘경영철학자’로서 더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면서도 그는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범상치 않은 말을 남겼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함에 있어서도 새로운 벤처 방식을 시도한다.
그는 우리 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바이오, 전자, 기계의 융합 기술’에 달렸다는 판단아래 KAIST에 ‘바이오시스템학과’를 신설하는 조건으로 사재 300억원을 내놓았다. 그의 기부금은 바이오테크 연구동 신축과 학과 신설로 이어졌고, 지난해 ‘바이오시스템학과’는 KAIST 진학 희망학과 1순위에 뽑히기도 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업 경영이 아닌, 돈을 벌고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책은 정문술이라는 사람의 좌절과 성공, 그리고 절정에 있을때의 퇴진 등 아름다운 삶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정문술씨는 83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미래산업’을 창업한 후 반도체검사장비 ‘테스트 핸들러’ 국산화 성공과 99년 전자제품 제조 기초장비 ‘SMD 마운터’ 개발, 2000년 국내 기업 최초의 미 나스닥 상장 등의 신화를 일군 우리의 벤처 1세대다.
지난 2001년 1월 63세의 나이로 미래산업 회장직에서 은퇴한 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 ‘투명경영’ 지킴이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 정문술 씨 |
▲ ‘정문술의…’에서는 그간 기업을 일구고 사회에 환원하기까지 정문술씨가 인생을 사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교과서인 정씨는 지난해 ‘바이오-전자-기계의 융합 기술’ 발전을 위해 KAIST에 사재 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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