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 정문술의 ‘좌절과 성공’

  • 문화
  • 문화/출판

벤처신화 정문술의 ‘좌절과 성공’

‘무소유 경영’ ‘친인척 배제’ 등 눈길

  • 승인 2004-06-08 00:00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  사진은 지난해 KAIST내에 완공된 ‘정문술 빌딩’.
▲ 사진은 지난해 KAIST내에 완공된 ‘정문술 빌딩’.
돈버는 경영이 아닌 돈쓰는 방법 소개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
정문술 저/ 키와채출판/ 267쪽/ 1만원




우리 나라에 있어 기업 경영은 가족 위주다.

최근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가족끼리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사례나 한 철강 그룹 회장이 내 기업에서 돈을 가져다 쓰는 것이 무슨 죄냐며 법정에서 따졌던 것도 결국 이 기업이 오너 한사람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

‘재벌’이라는 단어가 고유 명사로 당당히 영어 사전에 등재되고 자신이 일군 기업을 사회에 환원한 고 유일한씨의 일생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경영 방식은 ‘자기것이 아니면’ 안되는 것이 틀림 없다.

그러한 기업환경에서 떳떳이 기업을 다시 환원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재산을 기부한 아름다운 기업인 ‘정문술’씨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철학을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교과서인 정문술씨가 그간 자신이 기업을 일구고, 다시 사회에 환원하기까지를 그리고 있는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키와채)은 단순히 ‘나는 이렇게 살았다’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이렇게 사는 법도 있구나 하는 방식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는 인생론.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영기법을 ‘친인척을 경영진에서 배제하고, 종업원과 동업적 관계를 구축하며, 자율을 부여하는 동시에, 윤리경영을 하라는 것’ 등 네가지라고 소개한다.

그는 특히 “때가 되면 물러난다”는 ‘무소유 경영’을 통해 주식 회사는 사장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길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인생을 걸고 일군 ‘미래산업’이라는 회사도 애당초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돌려 줘야 할 것을 사회로 돌려줬다’는 것.



단순한 기업인을 넘어 ‘한국적 기업문화’를 개발하고 실천한 ‘경영철학자’로서 더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면서도 그는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범상치 않은 말을 남겼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함에 있어서도 새로운 벤처 방식을 시도한다.

그는 우리 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바이오, 전자, 기계의 융합 기술’에 달렸다는 판단아래 KAIST에 ‘바이오시스템학과’를 신설하는 조건으로 사재 300억원을 내놓았다. 그의 기부금은 바이오테크 연구동 신축과 학과 신설로 이어졌고, 지난해 ‘바이오시스템학과’는 KAIST 진학 희망학과 1순위에 뽑히기도 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업 경영이 아닌, 돈을 벌고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책은 정문술이라는 사람의 좌절과 성공, 그리고 절정에 있을때의 퇴진 등 아름다운 삶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정문술씨는 83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미래산업’을 창업한 후 반도체검사장비 ‘테스트 핸들러’ 국산화 성공과 99년 전자제품 제조 기초장비 ‘SMD 마운터’ 개발, 2000년 국내 기업 최초의 미 나스닥 상장 등의 신화를 일군 우리의 벤처 1세대다.

지난 2001년 1월 63세의 나이로 미래산업 회장직에서 은퇴한 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 ‘투명경영’ 지킴이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  정문술 씨
▲ 정문술 씨
▲  ‘정문술의…’에서는 그간 기업을 일구고 사회에 환원하기까지 정문술씨가 인생을 사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교과서인 정씨는 지난해 ‘바이오-전자-기계의 융합 기술’ 발전을 위해 KAIST에 사재 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 ‘정문술의…’에서는 그간 기업을 일구고 사회에 환원하기까지 정문술씨가 인생을 사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교과서인 정씨는 지난해 ‘바이오-전자-기계의 융합 기술’ 발전을 위해 KAIST에 사재 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