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중 정치부장 |
충청의 자존심을 대변했던 자민련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충청권 자치단체장4곳의 선거에서 한 곳도 얻지 못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충청민심은 신행정수도에 거는 기대가 거의 맹목적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지방정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충청민들의 준엄한 경고이기도 하다. “열린우리당은 신행정수도 이전을 끝까지 책임져라”는 소리다. 충청민들은 이같은 주장을 담아 기초자치단체장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자민련은 민심파악과 함께 여러 모로 타당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열린우리당의 참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4곳의 광역자치단체장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을 우선 자당 지지자들의 선거 무관심에 따른 투표율 저하와 당차원의 지원 미비를 꼽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도 총선전부터 강력한 개혁드라이드를 써서 성공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총선후에도 박근혜호를 중심으로 여권내부의 불협화음과 경제정책 혼선, 과반 다수당의 오만함에 대한 견제심리 등으로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총선에서 반쪽의 성공을 이룬 뒤 당의 결속을 다져 재·보선에서 총력전으로 나서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 또한 빈사상태에 빠졌던 민주당도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이에 비해 자민련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이 됐었다. 총선참패에 이어 중앙당의 변화도 이뤄내지 못한 채 재·보선을 치렀기 때문이다. 또한 김종필 명예총재의 지난 대선자금과 관련된 검찰의 기소문제, 당내 내홍을 겪는 모습 등이 비춰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을 보였다.
오는 8일 전당대회도 정족수문제, 심대평 충남지사의 6일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이 주장했던 분권형정당제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미지수다.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개혁에 성공한 것을 배워야 한다.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당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민련이 충청권에서 몰락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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