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녀, 멜로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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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녀, 멜로로 돌아오다!

  • 승인 2004-06-05 00:00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감독 곽재용 주연 전지현, 장혁


이 영화는 흥행에 대성공한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과 곽재용 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한국과 홍콩에서 동시 개봉하고 ‘와호장룡’과 ‘영웅’을 담당했던 홍콩 에드코필름(대표 빌 콩)의 제작비 전액 투자와 최초의 서울 야경 항공촬영 등으로 화제가 된 영화다.

엽기적인 그녀로 일약 국내를 넘어 아시아 스타로 발돋움한 전지현의 스타성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에서처럼 때로는 당당한 여걸로, 때로는 애교섞인 순애보적인 여인을 열연, 자신의 매력을 흠뻑 발산한다.

열혈 경찰 경진(전지현 분)은 물리 교사 명우(장혁 분)을 소매치기로 오해, 검거하며 엉뚱한 첫 만남을 갖는다.
명우는 경진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황당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유흥가 청소년 지도 단속을 계기로 다시 만난 이들은 장난삼아 나눠 찬 수갑열쇠를 잃어버려 파출소 숙식소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이를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과격하고 무모한 경진의 걱정에 사건 현장을 찾은 영우가 탈주범을 잡으려는 경진을 도우려다 불의의 총탄을 맞고 숨지는 것.

경진은 명우의 죽음을 자책하며 죽음을 재촉하듯 점점 위험한 사건 현장 속으로 돌진한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극명한 내용 차이는 ‘엽기적인 그녀’와 ‘사랑과 영혼’을 결합한 것 같다. 전반부의 남자를 휘어잡는 왈가닥 여자와 순둥이 남자라는 설정은 ‘엽기적인 그녀’와 같고, 죽은 남자 친구가 여자친구 곁을 맴돌며 지켜준다는 후반부의 내용은 ‘사랑과 영혼’의 복사판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렇듯 내용의 신선감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수갑을 차고 함께 옷을 갈아입고, 차례로 세수를 하는 장면이나 칵테일 장식용 미니 종이우산을 쓰고 빗속에서 춤추는 장면 등은 웃음과 함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하지만 전지현이 출연한 CF 상품이 공공연하게 드러난 장면들은 지나친 상업성을 드러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경진의 목욕용품에서 보여지는 샴푸와 화장실에서 엿보이는 티셔츠의 로고. 혼자 떠먹는 요쿠르트 장면 등등 ….
제작당시부터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노리고 제작한 이 영화가 과연 얼마만큼 흥행몰이에 성공할지 기대된다.
상영시간 123분. 15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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