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모로우 |
영화 ‘투모로우’는 점점 더 그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영화를 바라는 팬들에게 적합한 스펙터클 재난영화다.
‘인디펜던스 데이’와 ‘고질라’ 등을 통해 어마어마한 물량공세와 거대한 스케일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출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전형적인 눈요기용 영화다.
기상이변으로 일찍 찾아온 빙하기의 영향으로 발생한 해일로 물 속에 잠기고 눈보라에 얼어붙는 뉴욕 맨하튼의 마천루들, 그리고 무더운 인도 뉴델리를 휘날리는 눈보라와 일본 도쿄에 떨어지는 주먹만한 우박 등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재난 장면들은 특유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물바다로 변한 뉴욕이 얼음도시로 변해가는 장면의 컴퓨터 그래픽은 충분히 환상적이고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바라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가 한계다.
전작인 ‘인디펜던스 데이’ 등에 비해 국가를 위해 가족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영웅대신 보편적인 이상인 아들을 위해 시련의 길에 나서는 아버지의 부성애로 포장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일정부분 눈에 띄기도 한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극적 긴장감과 박진감 등의 변화가 없다. 마치 고저의 변화가 없는 소리처럼 시종일관 같은 세기의, 같은 의미의 재미만 있다.
영화는 기상학자인 잭 홀(데니스 퀘이드)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닥쳐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두에게 무시된 잭의 예언은 뉴욕이 물속에 잠기는 등 전 세계가 각종 기상이변으로 큰 피해와 혼란에 휩싸이는 것으로 현실화된다. 이런 대재난속에서 잭은 얼음으로 뒤 덮인 뉴욕에 고립된 아들을 구하기 위해 고난을 길을 나선다.
영화는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는 것으로 종결되지만 이 영화의 주제가 된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현실 문제라는 것에서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상영시간 123분. 12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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