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지방정부의 정책개발혁신

근간 정부·여당에서는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의지를 누차 표명한 바 있고, 이에 지방정부에서는 수권(受權)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정책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차제에 지방정부의 정책개발혁신에 대하여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몇 해 전 필자가 충청남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정책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응답결과는 주로 지방경영에 적합한 자치행정체제의 조기구축, 행정혁신 차원에서 행정능률의 향상·운영쇄신 및 조직 활성화 추진, 그리고 예산절감·재정확충의 도모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책개발 성과의 내용’은 주로 공직사회에 경쟁체제 도입의 계기 마련, 열심히 일하는 공직풍토 조성, 협상능력·국제화 마인드의 함양, 지역사회의 통합력(결집력) 신장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볼 때 정책개발혁신을 위해서는 정책마인드를 가지고 행정실무를 개선하려는 태도가 우선 중요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개발을 위한 기본구상을 토대로 쓸모 있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정책혁신정신과 능력개발 차원에서 정책아이디어가 수시로 요구되어지는 분권화시대에는 행정가 자신이 중요한 정책혁신가(policy entrepreneurs)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특히 단체장이나 고위직은 정책혁신가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정책혁신정신은 정책결정자와 정책분석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행위자들에게 지방정부의 정책발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정책개발혁신은 행정개혁 및 혁신확산 차원에서 설명될 소지가 크고, 이를 소기의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추진기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부분적·일과성 변화가 아닌 구조적·지속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여기에 수반되는 필요충분조건을 파악, 이를 차근차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연구개발(R&D), 교육훈련, 주민협력과 관련된 제도·조직개선이 포함된다.

아울러 지방정부의 정책과정을 합리적·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질 것, 하나의 정책을 장시간에 걸쳐 조화롭게 조율해 가면서 상호간의 관련성을 유지시킬 것, 일정 시점에서 서로 다른 정책들을 조율시키고 상호관련 시킬 것, 갈등을 완화시키고 오히려 이를 잘 활용할 것, 그리고 ‘지렛대의 원칙’(leverage principle)을 적극 활용할 것 등이다.

특히 ‘지렛대원칙’은 어떤 의사결정의 지점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면 정책선택의 범위는 더 넓어지고, 바람직한 정책개발혁신을 추진할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것은 지방정부의 정책을 선택할 역량이 신장되고, 전후(前後)관계를 조율할 능력이 증진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속히 변화되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행정가는 비록 발은 땅에 딛고 있되 불원간 닥쳐올 미래의 모습을 통찰하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개발혁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과 다른 조직이나 국가, 지방정부들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하여 새로운 정책개발혁신에 임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