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교육감이 됐으면 좋겠느냐”고.
아내는 한숨을 섞어 말했다. “16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터득 한 것은 윗사람이 바뀌면 피곤해 진다는 사실뿐이라고….”
대부분 교사들의 솔직한 대답이 아닐까 싶다. 현장의 교사들은 더 이상 교육 관료들에게 희망을 걸지 않는 눈치다.
희망을 거는 사람들은 오직 줄을 잘 타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바라건대, 이 시대의 교육감은 교육 자치의 수장으로서 현장의 교사들에게,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있는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자천 타천의 현직 교육장이, 교장이, 대학교수가 자리를 비우고 교육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요즘 그들 중에는 진정 우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것을 추진할 만한 도덕적이고 개혁적인 후보가 과연 있는가 하는 회의부터 드는 것은 나만의 한탄일까?
기성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에도 넌더리가 나는 마당에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는 ‘장천감오’를 비롯한 매관매직이 은밀하게 이루어진 것이 실제 상황이었으니, 그야말로 더럽고 추악한 검은 거래라 아니 할 수 없었다.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고,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렇게 지난번 교육감선거비리 및 금품수수사건이 유독 충격을 주었던 것은 말할 나위 없이 교육감은 어느 공직자보다도 청렴하고 도덕적이어야 할 교육의 수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앞으로 3년의 충남 교육을 책임질 새로운 교육감이 선출된다.
문제는 누가 과연 교육감으로서,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이 혼란스런 공교육현장의 한가운데 우뚝 서서 시민들의 비판과 견제를 수용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능력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수행원을 동원하여 예정된 스케줄대로 움직이면서 각종 수치화된 실적과 보고와 공문에 의존하는 단순한 관료로서의 교육 권력이 아닌, 교육의 진정한 가치와 존재의 고귀함에 더 비중을 두는, 이른 새벽 넓은 들판을 향하는 농부의 마음처럼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겸손한 마음으로 자그마한 이삭 하나에도 애정을 쏟을 줄 아는 그런 교육감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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