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신행정수도에 걸맞은 도민문화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시평] 신행정수도에 걸맞은 도민문화

  • 승인 2004-05-25 00:00
  • 임헌용 충남도 문화관광국장임헌용 충남도 문화관광국장
지난 21일 신 행정수도 건설추진위원회가 공식 발족함으로써 신 행정수도 이전이 가시화되었다. 신 행정수도가 이전하면 충남은 명실 공히 한국의 중심(heart of Korea)이 된다. 이제는 지리적인 중심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이다.

중심은 기하학이나 물리학적인 관점의 한 가운데 뿐만 아니라 사안(事案)의 핵심을 이르는 단어로 국가사회를 대상으로 볼 때 정치와 행정,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이 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 사는 우리는 중심지역에 사는 사람들로서 그에 걸맞은 품격을 갖춰야 할 것이다.

신 행정수도의 이전이 땅 투기의 대상이나 도시 생성으로 얻어지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에서 환영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신 행정수도의 이전으로 발생하는 교통 혼잡 등의 사회비용을 감안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음에도 이전을 희망하는 것은 한국의 중심(heart of Korea)에 선다는 자부심과 우리나라 전 지역, 전 분야에 걸쳐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있게 됨으로써 시대를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된다는 기대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의 성 테떼르부르크는 중세 러시아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던 곳으로 모스크바로 수도를 옮긴지 200여년이 지났음에도 그곳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을 러시아 여행 중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마도 지금의 러시아로 발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나름의 시민문화를 형성하고 성숙된 전통 문화가 이어져 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모스크바와 성 테떼르부르크를 여행해 보면 양 도시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신 행정수도의 이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그에 걸맞은 성숙된 도민문화를 가꾸어 가고자하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 신 행정수도의 입지에 관한 논의는 수없이 있어 왔으나 그 후의 일들에 관해서 언급하거나 실천한 것들이 없어 안타깝기도 하지만 늦지 않았으므로 이제는 입지가 확정된 뒤에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단계가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도 국가 수도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기반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며 외형적 시설과 어울리는 품격 높은 문화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갈 때이다.

장차 이곳은 한국의 중심(中心)으로 주변을 연결하는 끈을 팽팽히 당기는 구심력의 작용점(作用點)으로서 각 지역의 표본이 되며 세계 속에서는 한국의 얼굴로서 문화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지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본보기가 되어야 함은 물론 성숙한 문화를 각 지역으로 확산하여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신 행정수도 이전 후 지역이 문화적으로 성숙되기까지 이주해오는 주민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토착 주민의 문화수준이 높으면 반대로 이주민이 동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이 지역 주민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는 것이다. 또한 이주민과 토착 주민과의 문화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미리 이러한 점을 분석하고 대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 행정수도 건설 추진위원회 출범에 맞춰 이 지역에 사는 우리들은 격조 높은 정신문화, 생활문화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기를 바란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리적, 문화적으로 진정한 한국의 중심(heart of Korea)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수많은 세계의 도시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