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우리고장의 문화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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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우리고장의 문화유적

  • 승인 2004-05-19 00:00
  • 정덕기 충청남도 역사문화원장정덕기 충청남도 역사문화원장
우리 고장은 오랜 역사와 찬란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전·충남 지역은 금강이 중앙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으며, 서쪽은 바다에 접해 있기 때문에 곳곳에 많은 선사유적들이 남아있다. 먼저, 석장리구석기유적이 공주 금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조사된 아산 실옥동 유적을 비롯해 대전 월평동, 노은동 유적 등은 모두 충남과 대전지역이 구석기인들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말해준다.
신석기유적은 특히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안면도의 고남리 패총을 비롯해 많은 패총유적들이 신석기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전 갑천변의 둔산 선사유적도 신석기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충남지역에 선사문화가 꽃핀 것은 청동기시대에 들어오면서 부터였다. 충남과 대전지역은 청동기 문화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전역에 걸쳐 많은 유적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동기문화를 대표 할 수 있는 유적으로는 부여 송국리 유적을 비롯해 해미 휴암리 유적, 천안 불당동 유적, 대전의 둔산동, 괴정동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선사시대를 거쳐 역사시대로 들어와서도 충남과 대전의 각 지역은 발전된 선사문화를 배경으로 소국들이 성립되었는데, 삼한의 하나로 불리는 마한이 그것이다. 마한의 중심국가는 목지국인데 천안일대에 위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마한의 중심국가가 충남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충남에는 웅진천도 이후의 문화만이 존재한 것이 아니었다. 공주 의당면 수촌리에서 조사된 고분군은 4세기말에서 5세기 중반기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것은 웅진천도 이전의 문화를 보여준다. 충남에는 백제시대왕도가 공주와 부여 두곳에 위치했으며 그로 인해 백제시대의 우수한 문화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웅진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유적으로는 무령왕릉과 공산성을 들 수 있다. 무령왕릉은 무령왕의 지석이 출토되어 주인공의 신분을 알 수있으며 108종류 2906점의 유물이 출토되어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에는 웅진도독부와 소부리주(사비주), 웅천부, 웅주 등으로 불리어졌으며, 후삼국시대에는 후백제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이 혼란과 침체의 시기에도 보령의 성주사를 비롯해 연기 비암사의 석불등이 그 맥락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대에 충남지역은 하남도, 양광도, 충청주도, 충청도 등으로 불려졌다. 고려시대의 문화는 주로 불교문화가 대표적인데. 수덕사 대웅전, 서산의 보원사지를 비롯한 많은 사찰, 안국사의 마애삼존불, 그리고 태안의 굴포운하 등은 충남지역의 고려시대 역사·문화상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태조 4년(1396년)에 양광도를 충청도와 경기도로 분리하였고 선조 31년(1598년)에는 감영을 충주에서 공주로 이전하였으며, 이후에 충청도의 명칭은 공청도, 충청도, 공홍도, 충홍도, 공충도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 개칭되다가 순조 34년(1834년)에 공청도에서 충청도로 환원되었다. 1896년(고종 33년) 칙령 제36호로 13도제로 개편됨에 따라 충청북도와 분리되어 비로소 충남도가 탄생하게 되었다.

충남은 조선시대 기호유학의 본산지이자 예학의 본향으로 선비문화의 정수를 지니고 있다. 율곡 이이의 가르침을 받은 사계 김장생, 그의 제자인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등은 기호성리학의 큰 봉우리를 이루었다. 특히 구한말 위정척사에 앞장섰던 면암 최익현을 비롯해 대표적인 실학자인 추사 김정희 등이 있다.

기호유학의 산실 역할을 한 문화유적을 보더라도 논산의 돈암서원, 노강서원, 윤증고택, 외암민속마을, 예산의 추사고택, 대전의 남간정사, 동춘당을 비롯한 많은 서원·사우가 남아있어 당시의 활발했던 학문연구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
일제강점기에는 구국에 앞장섰던 많은 열사들이 충남에서 배출되었다.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을 비롯해 국가의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윤봉길, 한용운, 유관순 등이 모두 충남인이었다. 홍성의 김좌진 생가지, 예산의 충의사, 천안의 유관순 생가지 등은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남아 우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같이 충남의 역사와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문화적 연원을 가지고 있으며, 그만큼 뿌리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충남도역사문화원은 이러한 충남의 전통문화를 온전하게 계승하여 새 세대 문화로의 재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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