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1년 동안 지켜야해요?”
“얘들아, 너희들 부모님들은 아무 조건 없이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던 아기들을 10년 넘게 보살펴주시고, 이렇게 예쁘고 씩씩하게 잘 키워 주셨잖아. 겨우 이 작은 일 하나를, 겨우 1년 동안 못할 거 같아?”
얼마전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보내는 사랑의 편지를 쓰도록 지도하는 시간이었다.
편지만 쓰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부모님의 고마움을 예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효도 상품권’이라는 쿠폰을 하나씩 만들어주고 제공하고 싶은 상품과 받으실 분들은 빈칸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직접 쓰도록 하였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부모님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보는 부모님께 편지를 쓴다는 쑥쓰러움과 처음 써보는 상품권이 낯설었던지 순간 교실이 소란스러워졌다.
“난 매일 안마해드려야지.”
“발도 닦아 드릴 거야.”
“매일 아침마다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안아드릴래요.”
‘내가 무슨 일을 해야 부모님이 기뻐 하실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니, 하나 하나 보석처럼 빛나는 눈동자 속에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가득 차 보였다.
그 진지한 눈망울을 바라보다 문득 우리 반 아이들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그 순간에 부모님들은 이미 큰 선물을 받으셨구나 싶었다.
부모님들의 가슴 속에는 처음 “엄마, 아빠”를 불러 주었을 때의 감동과 처음 걸음마를 떼던 그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새겨져 있을 것이다.
또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학년이 되고, 그 동안 별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님들께는 큰 선물일 것이다.
“얘들아, 그거 아니? 부모님들께는 말야. 바로 너희들이 ‘효도 상품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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