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차장 |
특히 이 날 협연자로는 첼리스트 정명화가 와서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관객들의 관람 예절은 수준 이하의 몰상식함, 그 자체였음에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문제의 발단은 정명화의 첼로 연주 때 나타났다.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나단조 작품 104는 알레그로,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 알레그로 모데라토 등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악장과 악장 사이는 연주자들의 연주 흐름을 막기 때문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게 기본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관객들이 악장이 끝날때마다 박수를 쳐서 연주 분위기를 흐트려뜨렸다. 연주자들의 당황하는 기색을 보는 그 순간에 부끄러움이 앞섰다.
대전 관객의 수준이 이 정도였던가. 이후 드보르작의 심포니 9번 ‘신세계로부터’ 마단조 작품 95 연주때도 마찬가지였다. 악장과 악장 사이마다 여지없이 박수 소리는 계속됐다.
거기에 마지막 앙코르곡이 연주될때는 카메라폰까지 찍어대는 관객들이 부지기수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안내를 맡은 아르바이트학생들이 제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훌륭한 연주장에 뛰어난 연주자, 그러나 이를 제대로 감상할 줄 모르는 관객으로 인해 외부 연주자들에게 오고 싶지 않은 도시로 인식될 우려가 다분한 연주였다.
관람 예절은 학교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미 다 자란 성인들을 학교에서 교육하기는 이미 늦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연주 시작 전 방송 멘트를 통해서라도 연주 매너에 대한 교육을 시켜줘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느끼게 하는 안타까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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