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1일 우리 나주김씨 종친회 전국 수련회가 제주도에서 있었다. 나는 ‘대전지역회장’을 맡고 있어 가족과 임원 몇 명과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다.
2박 3일간의 수련회는 나에게 가족과 조상 더 나아가 종친(후손)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종친회 수련회를 통하여 가족의 소중함과 조상에 대한 감사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어 이 글을 써본다.
조상에 대한 ‘뿌리찾기 효 가꾸기 운동’은 대전시 중구청이 오래 전부터 특수시책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중구청에서는 중구 침산동 34번지 10여만 평에 전국에서 유일한 ‘뿌리공원’을 조성하고 전국의 많은 성씨 유래비를 세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많은 조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가전충효(家傳忠孝) 세수돈목(世守敦睦)의 소중함을 기리고 가족간의 사랑과 화목을 다지는 장소로 근래에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나와 부모, 형제 등의 관계에 있으며, 매우 소중하다!’ 라고 답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혈손이기에 그 소중함이 더 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한 할아버지 아래에서 태어나 자라는 혈손, 후손을 과연 우리는 정말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어느 조사에 의하면 ‘사는 게 바빠서,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친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 답변을 한 사람이 70%가 넘는다고 했다. 점점 가족 간의 유대가 멀어지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섬기는 일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뿌리공원 경내를 돌며 한적하게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저만치 할아버지가 흰 수염을 휘날리며 어떤 성씨 유래비 앞에서 부지런히 걸레질을 하고, 까아만 먹물을 찍어 비문에 새겨진 글자에 바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궁금하여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할아버지 지금 뭐 하세요?”
“예, 보다시피 지금 우리 조상님 얼굴(비문)을 닦아 드리고, 색깔이 바랜 문패(글자)를 다시 찍어 쓰고 있지요.”
“오, 저런 참으로 조상 은덕에 대한 정성이 대단합니다. 할아버지.”
“뭘요, 나에게 피를 주신 할아버지 얼굴을 닦고 색깔이 흐린 문패를 다듬고 있는 것은 당연히 후손인 우리가 해야 할 일지요.”
“그런데 할아버지 젊은 자식을 시키시지 힘들게 그렇게 직접 하세요?”
“요새 젊은애들이 어디 조상을 알아야지요?”
“………!?”
허리가 굽어 여든이 훨씬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힘겹게 조상의 비문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은 지금껏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신선한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다.
5000년의 유구한 역사와 훌륭한 조상들을 자산으로 나를 알고, 나의 정체성을 확립한 가운데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매진하며, 세계를 향한 한민족의 우수한 자존을 가질 때 비로소 국가경쟁력이 생기고, 한민족의 저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자 박세무(朴世茂)는 말했다.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고 天地之間 萬物之衆唯人最高-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있는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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