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중국쇼크와 대전·충남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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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중국쇼크와 대전·충남경제

  • 승인 2004-05-14 00:00
  • 최재현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최재현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최근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말 한마디가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그린스펀(Greenspan) 美 연준의장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4월말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경제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부동산, 철강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상업은행의 대출중단을 지시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주가와 금리가 연일 급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중국은 통화증가율 목표 하향조정과 지준율 인상을 통한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1/4분기중 9.7%의 놀라운 고성장을 기록하였다.

특히 설비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와 서부 대개발을 위한 건설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이 40%를 상회함에 따라 중국경제의 거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투자과열은 경제효율을 떨어뜨리고 결국에는 부실대출 확대로 이어져 가뜩이나 금융부실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금융시장에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우샤오링(吳曉靈) 중국인민은행 부총재가 지적한대로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상승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은 과잉투자를 차단하여 올해 경제성장률을 7% 내외로 연착륙(soft-landing)시키기 위해 원자바오 총리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중국이 조만간에 미국과 세계경제의 패권을 겨루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이미 미국에 못지않은 영향을 중국으로부터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비중이 30%에 육박하여 미국과 일본을 능가하고 있는 데다 최근의 對중국 수출증가율이 70% 수준에 달해 향후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조치가 피부에 와 닿을 수밖에 없으니 말하자면 중국경제가 기침을 하면 우리 경제가 몸살을 앓는 형국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번의 긴축조치로 중국경제의 성장이 2%p 정도 둔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2%p 떨어지고 수출도 약 40억달러 줄어들겠으며, 만약 중국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3%p 하락하고 수출도 50억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은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효과가 주가, 환율 등에 이미 거의 반영되어 추가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의 중국쇼크가 대전·충남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 보면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은 이미 금년 1월부터 대전·충남지역의 최대 수출국가로 떠올랐으나 우리 지역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각각 44%와 30%에 달하는 전기전자, 석유화학제품 등이 중국의 대출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내 산업비중이 큰 타이어, 기계류 등에 대한 영향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소비수요 둔화로 휴대폰 및 PC모니터 수출이 위축되면서 LCD 등 관련산업의 매출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의존도가 60%를 넘는 우리로서는 중국쇼크로 경제가 출렁거릴 수밖에 없겠으나 중국경제의 연착륙 시도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붉은 경제의 황제로 불리는 원자바오 총리가 경기과열에 대응하여 브레이크를 밟은 것은 안정적인 성장잠재력 배양을 위한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축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공룡 중국에 인접해 있는 우리 지역이 중국 특수를 계속 향유하기 위해서는 수출 다변화와 더불어 R&D투자에 힘을 기울여 핵심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제품차별화를 유지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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