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는 교실인데도 아이들은 놀이공원으로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먼저 오려고 소리를 지르고 뛴다. 그러면 나도 덩달아 가슴이 뛴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변의 비장애 아동들을 모델 삼아 끊임 없이 닮아가려 노력하는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연스레 닮은꼴에 가까운 모습과 행동을 보인다.
S양을 처음 본 것은 3년 전 입학식 현장에서이다. 정신지체 아동으로 언어장애가 있어 말도 잘 못한다며 아빠의 손을 잡고 입학을 유예할 생각을 가지고 교무실로 와서 특수학급 교사를 찾으셨다.
그러나 일 년을 유예한 뒤 입학을 한다 하더라도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고 차라리 생활연령에 맞춰 입학해서 전문적인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을 받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으로 입학하기를 권유했다.
하루 4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교생활은 분명 신선한 경험인 반면 충격이고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이해와 배려가 있었기에 쉽게 학교생활을 적응할 수 있었으며, 특히 학기초에 S양을 도와주는 도우미 친구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수 이전 단계에 대한 이해도 없고, 한글에도 전혀 관심이 없던 S양이 숫자 1을 세고 쓰며,이름을 비슷하게 그리기 시작하자 S양은 학습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지난 해 S양에게 집중적으로 언어표현을 지도했고, 부친께 전문적인 언어치료를 권유했다.
부정확하지만 언어표현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또래 친구들과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잘못된 발음은 고쳐주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통합의 또 다른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S양이 가지고 있는 장애는 영원한 지체가 아니라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배우고 익히는 것뿐이라는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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