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황혼과 우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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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황혼과 우금치

  • 승인 2004-05-10 00:0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  한성일 차장
▲ 한성일 차장
지난 7,8,9일 3일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선보였던 민족예술단 우금치의 마당극 ‘쪽빛황혼’은 가정의 달, 특히 어버이날을 전후해 시의적절한 주제의식과 더불어 우리 지역 마당극의 우수성을 보여준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앙상블홀 무대를 마당극에 걸맞게 꾸며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꾸민 무대장치도 좋았거니와 그동안 전국의 대중들을 찾아다니며 쌓아온 우금치의 저력이 그대로 살아숨쉬는 무대였다.

이 날 관객층은 어린아이로부터 자식들과 함께 온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가족 관객들이 많아 이 작품이 ‘너도 늙는다’는 부제를 통해 일깨우는 효의 의미를 각인시키고 가족의 사랑을 되새겨보는데 일조를 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난 2000년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사업 선정작으로 서울국립극장 초연에서 역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일으켰던 이 작품은 농촌의 풍장굿, 약장사의 묘기, 탈춤, 재담, 다양한 춤과 소리, 익살, 풍자와 해학 등 볼거리가 풍부한데다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해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마당극 단체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창작 능력이나 극단 운영 방침에서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튼튼한 극단으로 성장해가는 우금치는 대전의 자랑이다. 향토 극단이 살으려면 지역민들의 애정이 기본임은 물론이다. 이 날 우금치 공연을 본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이 바로 대전 문화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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