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로 표현될 수는 있으나 필자가 생각하는 리더십의 모습을 대략 이렇게 그려보고 싶다.
첫째는 분별력(prudence)이다. 무엇이 적중(的中)한 판단이고 쓸모 있는 것이며, 진정한 가치인가를 제대로 분별해 낼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별력은 외양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며, 무엇이 내적으로 충실하며 종국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가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더욱이 상황이 위기적이라면 분별력은 결단력을 함축한다. 이러한 분별력을 리더가 넉넉히 갖출 수 있을 때 우리가 처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둘째는 비전의 제시 능력이다. 비전이 무엇인가? 비록 불확실한 미래일 지라도 처음부터 방향을 제대로 잡고 쓸모 있는 전략에 입각하여 모두가 함께 열심히 노력했을 때 기대될 수 있는 미래상(desired future image) 아닌가? 따라서 비전은 장밋빛 환상이나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공약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비록 현재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치 있는 미래를 위해 매진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의 연속성이라는 점과 비전은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문제해결(problem-solving) 능력이다. 우리 정치가 그 본질에서 이탈하여 민생복리를 외면하고 정책개발에 소홀히 한 결과 국가사회 운영에서 막대한 낭비만 가져왔음은 잘 아는 바와 같다.
이러한 문제해결능력에는 기획과 현장이 고루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어쩌면 차가운 머리와 함께 뜨거운 가슴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습에 관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실패했더라도 교훈을 얻어 다음을 착실히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애써 기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비(非)학습(unlearning)은 학습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체득하여 학습된 것까지 버린다는 뜻임에 우리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넷째는 갈등조정이다. 오늘날은 이미 갈등의 시대에 돌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각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형국이 바로 요즈음의 세대가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갈등을 극심하게 겪으면서 우리가 크게 간과한 것이 있다면 주의주장에 앞서 책임의무를 얼마나 이행했는가 하는 것이다.
외람되지만 필자가 다녔던 초등학교의 교훈이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찾자’였다. 그 때는 이것이 무슨 말인지 도대체 너무 어려워 이해를 하지 못했다.
세월이 지나 이제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주 조금씩이나마 되새겨보고 있다. 갈등의 해법은 당사자관계의 개선과 함께 조정자의 자기희생이 수반되어야 한다.
물론 리더의 자질이나 덕목을 따지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황논리만을 좇아 일관성이나 철학을 배제한 채 내놓는 임기응변식 처세와 친화력없는 리더십은 그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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