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새벽에 본 노란 별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볼 때면 예나 지금이나 항상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작은 힘이지만 도움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 끝에 소위 3D 업종 중의 하나인 신문배달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로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비를 입은 뒤 신문을 짐받이에 싣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자체가 위험한 일인데, 중학교 시절부터 착용한 안경은 비 오는 날에 더 없이 불편하였고 서리까지 끼면 오토바이 신문배달원에게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그 날도 밤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까지 하염없이 내렸다. 배달을 시작한지 10여분이 지나 건설회사 사무실에 신문을 투입하기 위해 1층 현관을 힘차게 뛰어 들어가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아” 소리를 지르며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고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날에는 그렇게도 잘 보이던 현관 유리문이 그 날 따라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안경이 산산조각 나면서 눈 주위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끼고있던 장갑으로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땅 바닥을 더듬어 보니 잡히는 것은 유리조각과 부러진 안경태 뿐이었다.

배달을 다시 시작한지 10여분. 읍내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였는데 이 번에는 그만 커다란 웅덩이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바리케이드는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도로 정면에 웅덩이가 있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직선도로이기에 오토바이를 가속하여 달렸는데 그만 ‘쿵’하면서 2m 정도되는 웅덩이로 오토바이와 함께 빠져버린 것이다.

새벽에 현관문과 키스를 한 것이 첫 번째 실수라면 안경도 착용하지 않은 채 배달을 강행하여 오토바이와 함께 웅덩이에 낙하한 것이 두 번째 실수가 되는 셈이다.

그 얼굴로 출근을 하였더니 아이들이 하는 말
“야, 선생님 어제 마누라한테 얻어 맞았나봐”도 아니고 “겁나게 얻어 맞았대. 눈이 시퍼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