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교육문화부 |
관장 선임을 놓고 밀실 내정이라는 지역 미술인들의 반발 속에도 불구하고 전 호암갤러리 큐레이터 김모씨가 신임관장으로 임용된 부산시립미술관. 지지부진한 미술관 건립에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대구시립미술관. 미술관 건립 부지선정을 놓고 주민과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광주현대미술관. 여기에 지난해 말께 관장과 학예사간의 충돌로 동반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대전시립미술관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4대 미술관은 내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월 대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 관장 자리를 공개모집, 신임 미술관장 발표를 코앞에 남겨둔 지금 선임 과정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지역미술인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장 자리는 지역미술과 지역민 연계를 위해 후보자 조건이 지역 미술인들에게 부합되는 조건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전 관장이 후보자 면접자로 나선 것에 대해서는 지역 미술계의 발전을 저버린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제대로 된 관장 선임을 위해서는 대전시의 인재발탁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미술관을 만드는 동시에 시립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마저도 도전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훌륭한 지역 여건과 좋은 시설 등의 ‘하드웨어’ 속에 알차고 질 좋은 ‘소프트웨어’를 채워 넣을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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