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건보공단인가

▲ 최두선 기자

“의사 측과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데 부정적인 내용이 유출되면 관계만 악화돼요.”


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에 의료비 과다 청구 등과 관련해 취재를 갔던 기자에게 한 중견간부가 꺼낸 말이다.

피보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건보공단에서 피보험자들이 낸 돈을 가로챈 일부 요양기관에 대한 공개 요청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며 발을 빼고 있는 대목이다.

공단 관계자는 또 “얼마 전 공단에서 요양기관에 조사를 나갔다가 불화가 생겨 보건복지부로부터 질책을 받은 뒤 현재 요양기관에서 허락하지 않는 한 직접 조사를 나가지 못하고 보건복지부에 실사를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건보공단은 피보험자들의 납부하는 보험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누가 뭐래도 피보험자들이 주인이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피보험자들은 의료비를 과다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불로소득을 챙기는 몰지각한 요양기관에 대한 정보를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물론 이 같은 일을 저지르다 적발된 요양기관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의료인으로서 고귀한 생명을 지킨다는 본분을 망각한 것은 피보험자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건강보험료는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증진과 보다 나은 복지 혜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소중한 자금을 순간의 영리에 눈이 멀어 챙기려는 의료인들에게는 피보험자들의 질책을 통해 각성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각종 캠페인과 광고 등을 통해 피보험자를 위한 건강보험공단이라는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