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선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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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선 나라

  • 승인 2004-04-29 10:20
  • 송인숙 대전시의회 의원송인숙 대전시의회 의원
세기(世紀)중에 없었던 때늦은 폭설이 내려 우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다. 우리가 힘을 모아 추스르고, 상처를 보듬는 새에 어김없이 나무마다 가지마다 희망의 새봄은 찾아 왔다. 터트리고 싶어서 슬며시 수줍게 내미는 꽃망울도, 흐드러지게 웃는 듯 활짝 핀 또 다른 꽃들도 이미 피었다 지는 꽃잎들도 모두 다 사랑스럽다.

아침의 거리는 학교로, 일터로 향하는 바쁜 이들의 발걸음 속에 활기가 넘치고 이미 일을 반쯤 마치고 남은 아침 음료를 배달하려고 서두르는 배달원의 숙달된 몸놀림이 보기 좋고 또한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아침의 거리는 이렇게 사랑스럽고, 활력이 넘치고, 정겨운 것들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들여다보면 세대간의 분열, 지역, 이념, 빈부, 성별 등 이른바 ‘5대차별’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극도(極度)의 사회적 혼란과 아픔을 떠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혼란이고, 어디에서 매듭지어질 아픔일까? 대의명분(大義名分)보다는 각자의 잇속 챙기기에 목소리를 높이고, 그 결과들이 부메랑이 되어 청년실업 문제, 카드 신용불량자의 양산, 장기간의 경기침체, 노사간의 갈등, 부동산 투기 등등의 이름으로 우리들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이 땅의 주인임을 주장하면서도, 그 곳에서 누릴 권리만을 생각하고 의무는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쓸고 닦고 다듬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분담도 함께 하였는지 생각해보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와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 ‘맞은 사람은 발을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쪼그리고 잔다’ 등 양보를 미덕으로 알던 우리 선조들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소중하고 귀여운 우리의 아이들이 거울 속에 자신을 바라보듯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배우고 느끼며 자라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으고 단결하는 지혜를 알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수많은 외적들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을 지켜냈고, 가깝게는 온 국민들이 합심하여 IMF의 국가환란을 금(金) 모으기 운동을 통해 나라를 지켜냈다.

또한 원칙과 기본이 서 있고, 그것 때문에 때론 손해를 보는 것도 기꺼우며, 그것이 멋져 보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모두가 각자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바라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정진(精進)해 나가야 한다.

즉, 우리 모두가 각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생같이, 선생님은 선생님같이, 직장인은 직장에서, 그리고 전문가는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며 그것이 멋져 보이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또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 자신과 국민에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온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제17대 총선의 결과를 보면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있다. 특히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정치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우리 모두 각자 자기의 몫에 충실할 때 세계 속에서 급변하는 시대적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길이 세계인들과 함께 공존하며 우리 민족의 번영을 가꿔 나가는 길일 것이다. 이 아침의 활력과 정겨움은 때 늦은 폭설 뒤에도 새 봄이 찾아오듯이, ‘원칙과 기본이 바로선 나라’의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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