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마음을 살찌우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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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마음을 살찌우는 교육

  • 승인 2004-04-28 00:00
  • 이인화 당진초교 교사이인화 당진초교 교사
고등학교 시절 유난히 인성교육에 열을 올린 선생님이 계셨다. 국어 선생님이셨는데 수업은 안하고 딴 짓 하는 정도가 3단은 된다고 해서 그 분을 우리는 ‘삼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수업에 들어오시면 늘 옛 선비들의 자세나 행동, 고사성어, 명언 등을 적어놓고 설명해 주셨으며 꿈과 자부심을 심어 주고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다.

그 당시 윤리 수업도 있었지만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바른 삶의 자세도 굳혔고, 나라사랑, 부모공경 등과 같은 교훈도 가슴에 되 뇌이게 되었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수학문제, 영어단어 한 개 더 가르쳐 주려고 열정을 쏟으시던 선생님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보다 삶의 길을 안내하고 바른 행실을 인도했던 그 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교육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때 참교육이 된다. 망아지에게 물을 먹이려고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겠지만 물을 먹게는 못한다. 그것은 학생들 스스로 할 일이다. 그들의 마음을 풀어주어 나라와 민족, 부모형제를 사랑하며, 정직하고 부지런히 공부할 수 있도록 정신을 심어주는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학교공부 후 몇 개씩 되는 학원들을 돌아 집에 돌아간다. 녹초가 되어 돌아가지만 또 교육방송시청 등으로 찌들어 잠든다. 그런 속에서 무슨 생각과 꿈을 향한 각오와 준비가 있을까.

교육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또 각종 시험, 시범학교, 무슨 발표, 무슨 대회를 치르면서 교사로서 본분에 벗어난 행실은 안 했는지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 볼 때가 있다. 교사들이 바쁘면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다. 바쁜 만큼 학생들에게 덜 필요한 짓을 강요하게 되고 학생들을 구석으로 몰기 쉽다.

교사에게 우선은 학생이다. 학생들 때문에 교사가 있는 것이고 그들 때문에 국가로부터 녹을 받는다. 교사는 학생 하나하나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학생 개개인이 매일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안내하고 깨우쳐 줄 의무가 있다. 먼저 바른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 단내가 나도록 잔소리하며 그들의 인생을 바르게 설계하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다.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교육, 그들의 가슴을 울리는 교육에 관심을 갖자.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환경정리라든가, 전시, 구호 그런 것들은 조금씩 줄이자. 학생들의 마음이 멍들고 겉도는 교육이 되지 않도록 더 학생들과 호흡해 보자. 학생들의 마음에 양식이 풍성하도록 좋은 자료들을 준비해 그들의 마음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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