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지금 세대는 외국의 문화에 대해 쉽게 적응하고 또 호기심을 갖는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도 잘 다듬고 가꾸면 관광 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축제는 1947년부터 극장 등 공연장에서 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도시 공간 전체를 활용한 세계적인 예술축제로 성공시키고 있어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우리에게도 공주, 부여, 홍성 등 고전적 이미지를 가진 도시가 있는가 하면 천안, 보령, 유성 등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도시가 있어 나름대로의 도시 특성에 문화 브랜드를 개발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천안시가 2001년 전국체육대회를 계기로 체육시설이 많이 확보되고 ‘스포츠도시’선언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새로운 이미지 창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보령은 해수욕장과 머드 상품을 개발하여 사철 관광지로 정착돼 가고 있어 이른바 ‘웰빙도시’로 발전 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보아진다.
공주나 부여, 홍성은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도시로서 문화유적을 잘 활용한다면 역시 문화적 이미지를 가진 새로운 도시로의 탈바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문화재 보호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적극적인 개발과 활용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며 문화 브랜드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문화 브랜드 개발은 새로운 것에서 찾기보다 기존의 자원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지방 자치단체가 새로운 브랜드 개발에 열중이지만 대부분 구호에 그치는 경향이 많음을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는 것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삿포로시에 삿포로 맥주주식회사와 맥주 박물관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보령을 예로 든다면 해수욕장과 머드가 대표적인 자원이라고 봤을 때 해수욕장의 모래가 조개껍데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조개박물관을 세우고 머드를 이용한 예술품 창작대회 개최, 나각(소라로 만든 관악기) 전시회, 수영복 디자인 쇼 등 바다와 관련된 것에서 브랜드를 개발해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공주와 홍성은 다행스럽게도 고성(古城)이 많이 남아 있어 색다른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홍성은 지금도 성내(城內)의 잔디밭에서 작은 음악회 등을 개최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홍주관아가 복원된다면 훌륭한 문화 공간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산 해미읍성에서 매년 역사체험 축제가 열리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데 읍성이라는 무대가 있어 그 안에서의 체험이 색다르고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한다.
홍성과 공주는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훨씬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고 부여시가지와 백제역사재현단지 그리고 금강 등을 이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구성도 가능할 것이다.
1994년 파리의 작은 시(市)를 방문한 일이 있는데 센강에 접해있는 일부 구역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그 자치단체에 있는 모든 전문가 집단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한도 없이 수시로 토론을 통해 가장 나은 계획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듣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문화정책은 더 이상 다른 정책의 장식품이 아니라 지역개발의 핵심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21세기 문화 소비계층의 증가에 발맞추어 지역개발의 핵심 키워드로서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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