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들이 좋아 직무에 충실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쁨보다는 쑥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까치보다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집배원이 좋아 33년 동안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영희씨(51)가 편지와 더불어 효(孝)와 사랑을 함께 전한 것이 알려져 충청정보통신봉사상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초등학교 졸업이 고작인 이 씨는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투철한 직업정신과 남다른 봉사정신으로 가는 곳마다 친절한 집배원, 인사 잘하는 집배원, 배달 잘하는 집배원이라는 칭찬이 늘 함께하고 있다.
지난 1976년 서울 면목동우체국에서 임시직으로 집배 업무와 인연을 맺은 후 공채시험을 거쳐 1995년 천안우체국에 몸을 담게 되면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 당시 1년에 두 번 지급되던 신발이 우편배달을 하는 동안 걷고 또 페달을 밟느리 한 없이 부족할 정도. 그는 집배업무 외에 마을의 이장 역할은 물론 심지어 약 배달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등 지역주민들의 심부름꾼으로 성실함을 보였다.
또 아들만 7형제인 집에 장남으로 태어난 이씨는 막내를 낳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해 왔으며 생전에 부모님에게 못다한 효도를 지역 노인들을 위해 펼쳤다.
2000년 천안 쌍용동 지역을 담당하면서부터 박봉의 월급을 쪼개 누구도 모르게 ‘봉서 경로당’에 10만원씩 전신환송금을 했고 여러 단체에 매달 30만원을 남몰래 후원해 왔다.
남 모르게 소리없이 실천한 그의 선행은 마치 종이로 몇 겹을 감싸도 퍼지는 향처럼 끝내 알려지고 말았다.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매달 기부금을 받아온 봉서경로당 박용철 회장(63)은 끈질긴 수소문 끝에 이씨가 선행의 주인공임을 알아냈고 경로당 회원들은 고마움이 가득 담긴 공문 형식의 편지를 우체국으로 보내, 그의 아름다운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이씨는 “우편물에 사랑과 정성을 보태 함께 실어 보내는 집배원이 되겠다”는 말로 감사의 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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