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과학 기술의 영향력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엄청나다. 현재 과학기술로부터 자유로운 분야는 거의 없으며, 의학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과학기술은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커다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과학기술은 매우 요긴하게 쓰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지난해 9월 29일, 세계 육상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과학자들이 마라톤에서 인간이 낼 수 있는 한계기록이라 여겼던 2시간 5분보다 케냐의 한 선수가 5초 앞선 2시간 4분 55초로 결승선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기록 경신 요인으로 선수 성실성과, 코스의 난이도 외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마라톤화에 대한 분석이다. 마라톤화는 역학과 생리학 등 모든 과학이 동원된 스포츠 과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보통 마라톤화는 쿠션성(충격흡수), 그립성(바닥의 좌우 앞뒤 미세한 접힘성), 통기성, 굴곡성(발의 움직임에 따른 전체 굴곡 정도), 안정성, 경량성, 내구성, 피트성(발과 맞는 정도) 등 8가지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다.
최근 신발 소재의 발달은 15m 높이에서 20mm 두께 위에 계란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소재가 개발됐을 정도로 놀랍다.
이와같이 과학기술을 스포츠에 접목시키는 것은 비단 육상종목 뿐이 아니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 수영에서는 무려 14개의 세계신기록과 1개의 세계 타이기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록이 풍성하게 나온 주요인으로 전신수영복의 탁월한 기능을 꼽는다. 전신 수영복은 지난 99년 10월 국제수영연맹의 승인을 얻어 경기복으로 사용돼 왔다.
스포츠용품업체인 스피도가 처음 개발한 전신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2000년 3월 아테네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에서 15개의 세계기록을 쏟아내 전신수영복은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인 최첨단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에 반응해야 하는 수비수를 위해서 방향 전환과 같은 순간적 동작을 쉽게 취하면서, 몸의 중심 이동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축구화 등도 과학기술을 스포츠에 응용한 좋은 예라 하겠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응용돼 기록을 단축시키거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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