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과 동양음악의 중앙에 서있는 율려.
시인 김지하는 율려 운동을 주창하며 ‘황종(黃鐘)이 수천 년을 지배하기 전 인간을 포함한 우주에 존재하였던 양과 음의 조화 상태, 즉 율려가 이 시대에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율려’란 ‘주역’을 바탕으로 진한시대에 성립된 소리의 법칙을 음과 양으로 표현한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양의 12음계와 대비되는 동양적 음악 구조를 상징하는 것으로, 6양률(陽律)(황종·태주·고선·유빈·이칙·무역)과 6음려(陰呂)(대려·협종·중려·임종·남려·응종)를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율려’라는 말 자체에는 ‘양과 음’이 함께 들어 있고, 이것은 둘이 아닌 하나요 대립이 아닌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나타낸다. 저자는 이 책 ‘율려와 동양사상’에서 상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문헌에 나타난 율려의 기원과 전개를 살펴본다.
책은 크게 ‘사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실제와 부합하는 정당한 이론의 확립’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제1부 동양사상과 율려’에서는 중국 고대 문헌 속에서 말하고 있는 율려를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율려의 역사적 기원, 사상적 의미, 율수 확립의 전개 등을 담고 있다.
‘제2부 율려의 심층’에서는 12율의 생성 원리인 삼분손익법의 실제를 ‘악학궤범’을 중심으로 하여 살펴보고, 한국 전통 악조의 구성 원리, 삼대사 강신악조 및 율수 산출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회남자’의 율수와 사상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저자 김병훈씨는 서울대 음대 및 동대학원, 브뤼셀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음악학회 부회장,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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