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영화들이 할리우드로부터 쏟아져 들어온다.
그 중 많은 영화들이 과학에 바탕을 둔 영화들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쥐라기 공원을 보면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채취해, 개구리의 유전자와 결합시켜 6500만년 전의 공룡을 부활시킨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한가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하나의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전세계 생물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뇌’를 보면 얼마나 과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인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왜 마이클 크라이튼이나 베르베르와 같은 작가가 없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나라에 과학문화가 아직 정착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수준높은 과학교육을 배우지만 이러한 과학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외국의 경우 과학교육의 수준은 우리에 비해서 낮지만 사람들에게 과학은 일상생활이 되어 있고, 과학은 항상 문화와 공존해 왔다.
그 한 예로 과학관만 보더라도 미국과 영국에는 전국적으로 2000여개의 과학관이 있으며, 영국 런던에만 300개 이상의 과학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립과학관 7개, 공립과학관 29개, 사립과학관 13개 등 총 49개의 과학관만이 존재한다.
이외에도 과학이 문화에 아이디어를 주어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 경우도 많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피카소의 작품에 영향을 주어 여러 시선의 공간을 같은 시간의 공간에 담은 입체주의를 완성했다는 사실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과학문화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과학이 쉽게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행사가 늘어나야 한다. 물론 과학관 등의 공간확충은 일차적으로는 정부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부는 과천에 국립과학관을 신축중이며, 또한 매년 4월을 과학의 달로 선정해 직접 과학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 번 과학의 달에는 우주식량먹기 등 직접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는 과학자 스스로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에 걸맞게 전문지식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진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과학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게 되며, 결국 과학을 기피하게 되는 현상을 불러 온다. 앞으로 과학기술인들이 적극 대중에게 다가가 과학을 일반시민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공계 출신들이 연구계 이외에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이공계를 졸업한 후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등 사회 전반에 골고루 퍼져 그들의 역할을 해 줄 때만이 진정한 과학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경영학이나 문학 등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 번 과학의 달이 과학문화 확산에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클 크라이튼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같은 작가가 하루 빨리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